2015년 5월 5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일 보고서명VIP Report를 통해 ‘아세안(ASEAN) 주요 4개국의 성장 잠재력 및 시사점’에 대해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세안(ASEAN)이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한다.
아세안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9%에서 2014년 3.2%로 증가하여, 경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비록 아세안의 성장률은 중국에 비해서 낮지만, 성장 잠재력에 기반한 해외직접투자 유입액(2013년 1,254억 달러)은 중국(1,239억 달러)을 상회하기 시작하였다.
아세안은 한국에게도 중요하다. 한국의 對 아세안 수출 비중은 2004년 9.5%에서 2014년 14.8%로 증가하여, 중국에 이어 한국의 2대 수출시장이다. 이에 보고서는 경제 교류는 한-아세안 FTA 효과가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에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세안을 대표하는 4개국의 성장 잠재력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아세안 주요 4개국의 성장 잠재력
(1) 베트남(Vietnam)
(낮은 임금 수준)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은 베트남의 대표적인 경쟁력이다. 노동력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생산가능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30년 7,1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베트남 근로자의 임금은 경쟁국인 중국이나 인접국인 인도네시아, 필리핀보다 낮은 수준이다.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근로자는 근면하고 성실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산층의 확대) 베트남의 일인당 소득은 주변의 신흥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일인당 소득의 증가는 중산층 증가로 이어져, 가구별 가처분소득 5,000~35,000 달러의 중산층 규모는 2009년 1,680만 명에서 2020년 5,580만 명으로 3.3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프라 투자 기회) 현재 베트남의 전반적인 인프라 수준은 전 세계 평균과 비교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도시화가 진전(도시화율 2011년 31.0% → 2050년 55.9%)되면서 전기·통신·물류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인도네시아(Indonesia)
(풍부한 노동력) 인도네시아(2억 5,100만 명)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생산기지로서 성장할 수 있는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주된 이유이다. 2013년 기준 인도네시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184억 달러(2013년 기준)로 인접 신흥국들을 상회한다.
(대규모 소비시장) 대규모 인구는 소비시장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빈곤층이 감소하고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중산층 인구는 2,400만 명이었으나 2050년에는 1억 4,500만 명으로 증가하고, 고소득층 인구도 2,9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다양한 천연자원) 인도네시아는 많은 종류의 지하자원, 농업자원, 관광자원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주석, 니켈, 금 등 광물자원과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으며 팜오일, 코코아 등 농업자원도 풍부하다. 이 밖에도 천혜의 자연환경에 기반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수많은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전)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도시화율(도시인구/총인구)은 2011년 50.7%에서 2050년 72.1%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전기·통신·상하수도 등 도시생활과 관련된 인프라에 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3) 필리핀(Philippines)
(BPO산업 경쟁력 우수) 전반적인 제조업 기반은 취약하지만 BPO산업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들의 유창한 영어 구사 능력, 친절하고 온순한 국민성, 저렴하고 안정된 임금수준을 바탕으로 인도와 더불어 세계 최대의 BPO산업 국가로 성장하였다.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 필리핀은 세계 12위의 인구 대국이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2000~2014년 연평균 7.5%의 증가율을 기록하던 일인당 소득은 2015~2019년에는 이전보다 빠른 연평균 10.1%의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4) 태국(Thailand)
(교육 경쟁력 우수)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인구는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주변국 대비 고등교육 경쟁력이 양호하여 첨단기술 기반의 자본집약적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태국의 고등교육 경쟁력은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주변 신흥국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 여력 확충 기대) 태국의 일인당 소득은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중산층 인구 규모도 2009년 3,955만 명에서 2020년 4,950만 명으로, 동일 기간 고소득층 규모는 201만 명에서 728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2014년부터 시행한 소득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중장기 소비 여력 확대가 기대된다.
(양호한 비즈니스 환경)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수준은 비교적 양호하다. 도로·항만·전기 등 전반적인 인프라 수준은 평균 이상이고, 최근 들어 교통과 수자원 부문에서 국가 주도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전기보급 등 기업경영과 관련된 제도적 환경도 좋은 편이다. 전반적인 비즈니스 환경은 세계 189개국 중에서 18위를 기록 중이다.
시사점
첫째, 아세안의 대표적인 신흥국들을 한-아세안 FTA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고, 한-아세안 교역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아세안이 생산·소비·인프라·자원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들은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 활용, 한류 열풍을 이용한 아세안 중산층 소비시장 공략, 인프라 건설 등 기회 요인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한-아세안의 사회·문화 교류 확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동남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 향상을 통해 한국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불식시키고,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사회·문화적 교류를 확대하여 장기적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 교류를 한 단계 격상시킬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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