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페인, 또 승부차기 패배…모로코 사상 첫 8강 진출(하이라이트)

‘아랍의 유일한 희망’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누르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한 지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모로코는 처음 출전한 1970 멕시코 대회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모로코가 가장 높게 올라온 무대는 1986년 멕시코 대회의 16강이었다. 당시 16강전에서는 로타어 마테우스에게 결승 골을 헌납해 서독에 0-1로 졌다.

모로코는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아랍 국가이기도 하다.

또, 1990년 카메룬, 2002년 세네갈, 2010년 가나에 이어 8강까지 올라간 네 번째 아프리카 팀이 됐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이자 식민 통치의 아픔을 선사했던 스페인과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챙기는 겹경사도 누렸다.

이 경기 전까지 모로코는 스페인과 역대 1무 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맞대결인 2018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2-2로 이기지 못했다.

모로코는 같은 날 펼쳐지는 포르투갈과 스위스의 16강전 승자와 11일 오전 0시에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도 이기면 처음으로 4강에 오른 아프리카팀이 된다.

반면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스페인은 예상보다 이른 단계에서 짐을 쌌다.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최국 러시아에 밀렸다.

이날까지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5연속으로 연장 승부를 펼친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스페인은 2018 러시아 대회 16강을 시작으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 8강, 4강에서 모두 연장전에 돌입했다.

아울러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를(5회) 경험하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한 국가가 됐다.

단 한 번 거둔 승리는 아일랜드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웃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이다.

이 대회에서 스페인은 한국과 8강전에서 또 승부차기를 맞았고, 결국 고배를 마셨다.

전반 25분 마르코 아센시오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며 페널티박스까지 들어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옆 그물을 때리면서 스페인도 첫 포문을 열었다.

이후 모로코는 수비라인을 완전히 내렸다.

스페인은 페널티박스를 촘촘하게 메운 모로코 수비를 뚫지 못하고 유효 슈팅 없이 전반을 마쳐야 했다.

축구 기록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본선에서 가장 적은 전반 슈팅 수(1회)를 기록할 정도로 고전했다.

후반에도 모로코는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며 파이널 서드(경기장을 세 구역으로 나눴을 때 가장 위 공격 구역)에서 스페인의 패스워크를 억제했다.

그러자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후반 18분 아센시오 대신 조별리그 세 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를 투입하며 전방에 힘을 줬다.

이어 후반 30분 니코 윌리엄스까지 투입했지만, 꽁꽁 잠긴 모로코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다니 올모의 프리킥으로 스페인의 두 번째 유효슈팅이 나왔지만 골키퍼 야신 부누가 몸을 날려 쳐냈다.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웅크리고 있던 모로코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역습 상황에서 왈리드 샷디라가 문전에서 공을 잡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파블로 사라비아의 슈팅마저 골대를 맞고 벗어나며 승부차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승부차기에서는 모로코의 골키퍼 ‘야신’ 부누가 영웅이 됐다.

1번 키커로 나선 사라비아가 또 한 번 골대를 맞추며 실축한 스페인은 2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마저 부누의 선방에 막혀 위기에 몰렸다.

3번 키커로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나섰고, 부누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슈팅을 쳐내며 모로코의 8강을 이끌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개최국 러시아와 승부차기에서 쓴맛을 보며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를(5회) 경험하면서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한 국가가 됐다.

단 한 번 거둔 승리는 아일랜드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2로 웃은 2002 한일 월드컵 16강이다.

이 대회에서 스페인은 한국과 8강전에서 또 승부차기를 맞았고, 결국 고배를 마셨다.

또한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에서 3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결선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4강에서도 이탈리아와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다.

이날 스페인은 점유율 63%를 챙기며 경기를 주도했다.

경합 상황을 뺀 모로코의 점유율은 20%로 스페인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이같이 공을 소유하며 공세를 폈는데도 스페인은 위협적 장면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본선에서 가장 적은 전반 슈팅 수(1회)를 기록할 정도로 고전했다.

유효슈팅은 전반에 하나도 없었고, 120분간 혈전을 치른 경기 전체로 넓혀 봐도 2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추가 시간 다니 올모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향하며 극적인 승리를 기대했지만, 몸을 날린 부누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파블로 사라비아의 슈팅마저 골대를 맞고 벗어나며 스페인은 결국 원치 않은 승부차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조 첫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7-0으로 격파하며 기대를 모은 스페인은 3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고, 결국 조 2위로 오른 16강에서도 옛 식민지였던 모로코에 덜미를 잡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지막 키커로 나선 부스케츠는 “우리에게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며 “승부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고 힘든 심정을 털어놨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내가 승부차기 키커들을 골랐다. 경기장 안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었다”며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것이지만, 바꿀 수 있다면 상대 골키퍼 부누를 내보내고 다른 골키퍼를 거기에 둘 것”이라고 했다.

골키퍼 시몬은 “120분간 우리가 상대보다 우위였다고 생각하지만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한 상황에서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내내 놀라운 일들을 일어나고 있다”며 “모로코를 상대로 탈락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게 현실이고 이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c) 연합뉴스 협약

하이라이트 보기  모르코와 스페인 전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