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제조 생산기지 위상 베트남에 넘겨준 중국

2010년 이전까지 중국은 나이키 운동화 최대 생산국이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아디다스의 1위 생산 국가도 더 이상 중국이 아니다. 아디다스 운동화의 40%가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5일 중국 제일재경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전환한 이유와 이 과정에서 중국이 얻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기사를 실었다.

나이키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2010년 나이키 신발 제품의 최대 생산국으로 중국을 대체했다. 시간이 갈수록 베트남의 제조 비중은 계속 높아졌다. 2020년 베트남은 나이키 신발 제품의 50%를 생산했고, 2021년에는 51%로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생산 비율은 2006년 35%에서 2021년 21%로 하락했다.

2020년 인도네시아는 중국을 앞지르고 나이키 운동화 제조 두번째 국가가 됐다. 인도네시아의 추월은 중국의 제조 비중이 하락한 게 주요 요인이다. 지난 1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생산 비율은 21%에서 26% 사이를 오가는 안정적인 상태였다.

다른 스포츠웨어 대기업인 아디다스의 신발 제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13년 베트남은 중국을 제치고 아디다스 신발 제품의 최대 생산국이 됐다. 그해 베트남의 아디다스 신발 제품 생산비율은 35%였고 중국은 31%였다. 2020년 베트남의 생산 비율은 42%로 상승한 반면 중국은 15%로 떨어졌다.

베트남이 스포츠웨어 대기업들의 주요 생산기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 요인으로는 세금우대 정책과 값싼 노동력이 꼽힌다.

베트남은 2015년 1월 제조 기업에 대한 소득세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했다. 이 우대정책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법인 소득세가 첫 4년간 전액 면제되며, 다음 9년간은 50%, 그후 15년간은 10% 감면되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인건비 측면을 살펴보면 베트남에서 나이키 신발을 만드는 데 드는 급여는 하루 5달러다. 8시간 근무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시급은 0.625달러로 약 3.98위안(약 750원)이다. 반면 중국 푸젠성 푸톈에 있는 나이키 제조공장 급여는 시간당 약 19위안(약 3580원)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제조공장 이전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국제무역을 하는 제조회사나 글로벌 브랜드들은 수출 비중, 환율, 고용원가, 산업체인, 납기, 생산능력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나이키의 베트남 이전은 저렴한 인건비뿐만 아니라 수출 비중도 고려한 것으로, 글로벌 브랜드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15년간 나이키의 신발 제조 중심이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바뀐 것은 중국의 신발 제조 체인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중국이 제조업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뜻일까.

이에 대해 앞서 언급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생산능력이 동남아로 옮겨간 것에 놀랄 필요는 없다”면서 “사실 대부분의 동남아 공장들은 원재료 측면에서 여전히 중국의 공급이 필요하며, 동남아 공장은 단순 가공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낙후된 생산기지의 이동은 오히려 중국에 좋은 일”이라면서 “중국 산업은 초기 발전 단계를 지났고, 이제는 산업 고도화를 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글로벌 브랜드의 제조공장 이전이 중국 제조업과 토종 브랜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제조공장 이전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고 새로운 생산 공정 등 기술 보급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제조업에서 분리된 것이라면, 중국 토종 브랜드는 이미 중국 제조업 토양에서 성장한 것일까?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저가형 내수 시장만 고려한다면 중국 현지 브랜드는 이미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마진이 높은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아직 큰 격차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스포츠 브랜드의 경우 R&D보다 마케팅에 집중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혁신적인 재료, 기능 등에 대한 R&D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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