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한인니문화연구원 특임연구원)
–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 일반부 대상에 권영경 씨의 ‘맹그로브 나무의 삶’, 학생부 대상에 성유림 학생의 ‘발바닥이 뜨거운 아이’
– 올해 신설된 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초등부 대상에 한예성 학생의 ‘향긋한 소나무 아파트’
《한인니문화연구원》은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과 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하여 발표했다.
2010년 첫 씨앗을 뿌린 뒤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관심 속에서 언어 한 줌으로 키운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은 올해 11회를 맞이한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지속 가능한 산림과 생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개소 10주년을 맞이한 《한-인니산림협력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임업 및 산림경영 분야의 협력 증진에 앞장서는 《한-인니산림협력센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처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에 초등부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문학상>을 신설하였다.
공모 부문은 △소설 △수필 △시/시조 △동화/동시로 팬데믹 여파를 고려해 공모기간을 2주 연장한 것과 무색하게 전년도보다 많은 편수가 접수되었다. 해외 거주, 나무, 숲, 팬데믹 등 ‘인도네시아에 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만큼 인간과 환경이 주고받는 영향과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은 삶의 의미를 얼마나 수려하게 직조해냈느냐에 중점을 두고 심사가 진행되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전문 작가들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진행한 심사를 통해 일반부 16편, 학생부 10편, 초등부 9편이 최종 결정되었다.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 일반부 대상에는 권영경(주부·전 환경조경연구원, 자카르타)의 수필 ‘맹그로브 나무의 삶(Kehidupan Pohon Mangrove)’, 최우수상에는 오선희(주부, 발리)의 수필 ‘아직도 나는 배우고 있다(Saya Masih Belajar)’, 고찬유(한국일보자카르타특파원, 자카르타)의 수필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자(Ingatlah Nama Mereka)’, 윤세귀(프리랜서, 말랑)의 시 ‘회사를 그만둔 날(Hari Saya Berhenti Bekerja)’, 유호종(발리한글학교장, 발리)의 수필 ‘시는 힘이 있다(Puisi Memiliki Kekuatan)’, 김선혜(국어과교사, 자카르타)의 ‘미냑 까유 뿌띠(Minyak kayu putih)’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학생부 대상에는 성유림(JIKS, 12학년)의 소설 ‘발바닥이 뜨거운 아이(Anak Bertelapak Kaki Panas)’, 최우수상에는 김채희(JIS, 10학년)의 수필 ‘잎사귀(Daun)’, 이하늘(GMIS, 12학년)의 수필 ‘고통 로용(Gotong Royong)’, 박승헌(ACS, 7학년)의 ‘나의 우편배달부(Tukang Pos Saya)’가 선정되었다.
올해 처음 신설되어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에는 50여 편이 넘는 작품들이 접수되었다. 대상은 한예성(ACS Jakarta, 5학년)의 동시 ‘향긋한 소나무 아파트’와 ‘보고르 센툴 생태교육숲’, 최우수상에는 조규희(Binus School Simprug, 6학년)의 동화 ‘안전 가옥’, 김민서(JIKS, 6학년)의 수필 ‘잘락 발리(Jalak Bali)’, 김가온(JIKS, 6학년)의 동시 ‘잘란 잘란 동네 한 바퀴’가 차지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난 23일 심사위원과 진행요원을 포함한 최소의 인원만 모여 진행된 시싱식 영상을 촬영했다. 《한인니문화연구원》 사공경 원장의 발간사 및 기념사, 축사가 포함된 수상작품은 웹진으로 제작되어 배포될 예정이다.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 수상작품집(좌)
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문학상 수상작품집(우), (제작: 이영미)
마음 둘 곳 찾아 뿌리를 내리면 그곳이 어디든 내 집*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우리 사회는 철저한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돌아설 것처럼 보였다.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신종감염병이 검은 안개처럼 스멀스멀 퍼져나가 인간의 마음까지 뒤덮는 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우려였다. 제11회 <인도네시아 이야기> 문학상과 이번에 신설된 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문학상에 보내온 작품들은 하나같이 ‘오늘의 기쁨’과 ‘내일의 희망’을 노래했다.
‘당신의 영혼은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란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인류에게 남은 시간을 생각하며 만드는 시대상이 반영된 소설에는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릴 줄 아는 이의 마음이 활자로 앉혔다. 네 살 때 길에서 사고로 부모를 잃은 한국인 아이를 아무런 대가 없이 키워 준 인도네시아 어머니는 알고 보니 고아가 된 아이와 어떤 조그만 인연도 없는 분이었다는 설정의 성장소설과 ‘마음씨 착한 동물들에게는 무료 분양’이라는 따뜻한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 초등학생의 동시까지. 모두 희망을 얘기한다.
현실을 비추는 거울 ‘문학’에 절제된 언어로 깊은 사유를 담아내어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삶을 돌아보고, 보다 가치 있는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인니산림협력센터》 이성길 센터장의 말처럼 “기억을 담고, 감정을 비추며, 사상을 조율하고, 진리를 모색하면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마음의 생태학’이 가능”해진다.
– 이영미 아동문학가(제1회 <인도네시아 생태이야기> 문학상 총괄 및 심사)
* 일반부 대상 ‘맹그로브 나무의 삶’ 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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