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은/ GMIS 11
1만7천여 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오염원 배출국으로 꼽힌다. 인구 2억7천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아직 미비해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발리 섬에서는 2019년 비닐봉지, 스티로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가 작년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은 여전하다.
이렇게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한 인도네시아에서 비닐 포장지를 벽돌로 재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6월 7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34세 동갑 여성 오비 사브리나와 노비타 탄은 2년 전 자카르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벽돌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일회용 커피, 샴푸, 세제부터 과자, 라면 등 온갖 비닐 포장지를 수거해 잘게 파쇄한 뒤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다양한 모양의 벽돌을 만들었다. 이 벽돌의 이름은 ‘에코 브릭스’이다. 에코 브릭스는 플라스틱이 섞였기 때문에 일반 벽돌보다 단단하지만, 가격은 기존 벽돌과 비슷하다.
코로나 시국 이후로 인도네시아의 사업가들은 ‘쓰레기에서 가치 창출을’이란 목표를 가지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꽃병, 우산, 소파 내부 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비 사브리나와 노비타 탄은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많은 기부자가 알뜰하게 모은 포장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보내오고 있다.
노비타 탄은 “우리는 매일 약 8만8천 개의 비닐 포장지를 벽돌로 만들어 환경오염을 막고 있다. 지금까지 약 4t의 쓰레기로 10만 개 이상 벽돌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에코 브릭스와 같이 작년 11월 28일 한국에서는 버려진 마스크로 의자를 만든 대학생이 있다.
코로나 19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된 마스크. 하지만 최근 마스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영국 BBC는 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전 세계에서 한 달 평균 1290억 장의 마스크가 버려진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길거리 등에 마스크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버려진 마스크를 쉽게 볼 수 있고 이런 마스크 중 일부는 바다로까지 흘러 들어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일회용 마스크의 주원료는 폴리프로필렌(PP), 쉽게 말해 플라스틱이다. 졸업을 앞둔 리빙 디자인과 학생인 김하늘(23) 씨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처럼 마스크를 재활용해 의자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3개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친 테스트 끝에 6월 처음으로 폐마스크로 의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초반에는 마스크를 모으는 것도 일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포함해 지인들, 가족들에게 부탁해 폐마스크를 모았다. 이후에는 원활한 수거를 위해 교내에 따로 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했다.
현재는 폐마스크 원단 받아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 작업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차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버려지는 마스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자는 의도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2차 감염 지적이 계속 나오자 속상하기도 했어요.
이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마스크 공장에서 마스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 원단이 10%나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장에서 돈을 들여가면서 이 원단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후 한 공장에 방문했는데 한 달에 무려 1톤의 마스크 원단을 비용을 지불하면서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 원단을 저에게 보내주는 화물 비용이 폐기를 위해 처리하는 비용보다 더 저렴했어요. 그때부터는 공장에서 폐기 원단을 받아 의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난 이후에도 이렇게 공장에서 나온 폐기 원단으로 자재를 수급해 계속해서 마스크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그는 색을 내기 위해 따로 도색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색을 하면 더 다양한 색을 뽑아낼 수는 있겠지만, 재활용 의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색 있는 마스크(화이트, 블랙, 핑크, 블루)를 사용해 알록달록 색이 다양한 의자들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