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적 경제 손실 규모가 1조1000억 달러(약 131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세계 16번째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1년 치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잃는 것과 같은 규모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산하 경제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분석예측 모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약 1.3%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세계에 남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분석은 3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만일 신종 코로나가 중국 내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끝날 경우, 중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6%에서 올해 5.4%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가 아시아 전반으로 확산한다면 이는 세계적 경제손실을 촉발, 세계적으로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봤다.
최악의 사태로 신종 코로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사태로 번진다면, 세계 GDP가 1.3% 떨어져 약 1조1000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이미 세계 경제에 ‘칠링 이펙트(Chilling effect·냉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의 잇따른 공장 폐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앞서 18일 미국의 글로벌 기업 ‘애플’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올해 1~3월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의 부품공장 중단으로 생산이 줄고, 중국 내 수요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이날 1.8% 정도 떨어졌다.
영국 최대 자동차기업 재규어랜드로버(JLR)도 중국발 부품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다음 주 영국 공장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JLR은 생산 일정을 맞추기 위해 현재 중국에서 부품을 옷상자에 담아 항공편으로 영국 내 조립공장으로 배송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경제연구기관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도 “중국 상황은 여전히 악화하고 있다”며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고, 이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타격이 클 전망이다. 대기업의 경우 85%가 추가 지원 없이도 한동안 임금과 부채를 부담할 수 있다고 한다. 가디언은 “그러나 지역사회 일자리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일자리를 줄이지 말라는 정부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중국 대학이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한 결과, 신종 코로나 사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업체의 3분 1이 한 달 안에 현금 고갈 사태를 맞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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