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비은행 금융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은행업 만으로는 리테일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멀티파이낸스, 마이크로파이낸스(MF) 등 비은행 금융업 진출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인도네시아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BWS)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IB부문에서 현지 매물을 소싱하면 은행과 지주 쪽에서 재무상태 등을 검토하고 출장 등을 통해 직접 영업 현황을 살피는 방식으로 적합한 매물들을 추려나가는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소다라은행을 인수한지도 시간이 좀 지났고 인도네시아에서 은행과 비은행 사이의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고 있다”며 “지주사의 BIS비율 여력 때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매력적인 매물들이 눈에 띄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비은행 금융사를 찾는 이유는 현지 리테일 영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우리은행은 199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법인을 설립, 인도네시아 진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은행업을 펼쳤다. 2014년 1월 소매영업에 강점이 있는 인도네시아 은행인 ‘소다라뱅크(Saudara Bank)’를 인수한 뒤 리테일 부문에 날개를 달게 됐다.
합병 전에는 7개에 불과하던 지점 수가 합병 이후 157개로 늘어났고,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우리소다라은행을 찾는 현지인들도 많아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우리소다라은행과 거래하는 고객 수(57만3,381명)가 가장 많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이 대부분이었던 우리소다라은행 여신 포트폴리오도 리테일 비중이 52%까지 늘어나게 됐으며, 순이익은 합병 이전보다 세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소다라은행도 지점 수가 150개가 넘지만, 만디리은행이나 BCA 등 현지 은행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현지 영업을 강화하려면 현지 금융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필요가 있다”며 “직접 진출보다는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한 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빠르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투자 매력도가 높아 우리은행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지역이기도 하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15%, 예적금 이자율 7.5% 가량으로 5%대 NIM을 유지하고 있다.
규제 변수도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지 은행들이 불필요하게 많다는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은행 산업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해외 금융자본을 상대로 자국은행을 인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출처 : the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