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침하로 수몰위기에 놓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대책 일환으로 추진하던 인공섬 조성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8일 인도네시아 인베스트먼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카르타 주 정부는 지난 26일 자카르타 앞바다에 건설하던 17개 인공섬 중 13개의 매립허가를 철회했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인공섬 건설업체들이 환경영향평가 등과 관련한 규정을 다수 위반했다면서 “모든 매립 허가를 공식 철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립작업을 이미 완료한 4개 인공섬은 그대로 남겨두는 대신 공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급증 등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아 도시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매년 홍수가 반복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까지 400억달러(약 44조원)를 들여 자카르타 만(灣)을 가로지르는 33㎞ 규모의 방조제와 인공섬 17개 등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방조제 건설은 중앙정부, 인공섬 조성사업은 자카르타 주 정부가 각각 맡아왔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계획원은 “방조제 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수도권해안종합개발(NCICD) 사업은 매립허가 철회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에선 인공섬 조성 및 개발이 무산되면 방조제 건설 계획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10월 취임한 아니스 주지사는 영세어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면서 매립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아니스 주지사와 야권이 내년 4월 총-대선을 앞두고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의 역점사업에 딴지를 걸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인도네시아 인베스트먼츠는 “이는 인도네시아 투자환경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투자자들이 왜 선거를 앞두고 인도네시아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주저하는지 설명해 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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