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노동계, 토코피디아 자카르타 본사 포위 예고… “해고 노동자 1,250명 권리 보장하라”

Tokopedia-TikTok. Foto: Istimewa

– 바이트댄스 인수 후 ‘90% 해고설’ 파문…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총연맹(KSPI) 공식 집단행동 돌입
– 사이드 이크발 의장 “퇴직금 등 법적 권리 미보장 시 ILO 제소 등 국제적 연대 투쟁 나설 것”
– 대주주 틱톡 “조직 개편 불가피”, 소수 지분 전락한 GOTO “경영진 결정 존중” 방관 기류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토코피디아(Tokopedia)’와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 인도네시아(TikTok Indonesia)’의 합병 이후 불거진 대규모 정리해고(PHK) 사태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노동계는 이번 해고 사태를 다국적 자본의 일방적인 노동권 침해로 규정하고, 대규모 장외 투쟁을 예고했다.

인도네시아 노동조합총연맹(KSPI)은 오는 2026년 7월 7일 화요일, 자카르타 소재 토코피디아 및 바이트댄스(ByteDance) 사무소 앞에서 대규모 포위 집회를 개최하고,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된 약 1,250명 노동자들의 처우 및 권리 명확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지난 2024년,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의 틱톡은 토코피디아 지분 75.01%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인수합병(M&A) 이후 진행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잔혹한 고용 조정의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열어주지 않으면 문 앞에 서 있겠다”… 노동계 일촉즉발 대치 예고

KSPI 의장이자 현 대통령 직속 노동·근로자 복지 특별보좌관, 그리고 노동당(Partai Buruh)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노동계의 거두 사이드 이크발(Said Iqbal)은 이번 항의 행동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사이드 이크발 의장은 지난 7월 6일 월요일, 자카르타 중부에 위치한 메가 프로클라마시 호텔(Hotel Mega Proklamasi)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크발 의장은 “내일 오전 10시, 초청 여부와 관계없이 PT 바이트댄스 본사로 직접 찾아갈 것”이라며, “뜻을 함께하는 모든 노동자와 활동가들은 이 정의로운 여정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이드 의장과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이번 방문을 강행하는 핵심 목적은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급여, 퇴직금, 미지급 수당 등 인도네시아 노동법령이 규정한 정당한 권리를 완벽하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측을 압박하기 위함이다.

그는 사측의 문전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문 앞을 떠나지 않고 서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본질은 국가가 일방적인 해고로 고통받는 자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억 달러 투자해 놓고 90% 정리해고라니”… 노동당·KSPI 강한 유감

현재 노동계와 현지 IT 업계에서는 틱톡에 인수된 토코피디아가 기존 전체 인력의 무려 90%에 달하는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크발 의장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그는 틱톡이 토코피디아의 인도네시아 내 장기적인 비즈니스 운영과 안착을 돕기 위해 무려 15억 달러(약 23조 루피아)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대규모 자본 투입 약속이 무색하게, 정작 기업의 기반인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방적 해고가 단행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틱톡은 토코피디아를 인수한 이후 근로자들을 소모품처럼 일방적으로 해고해서는 안 된다”며, “다국적 대기업으로서 근로자들의 생계유지에 책임감을 느끼고 퇴직금과 노동 기본권 보장에 철저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KSPI 측은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고 노동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할 경우, 사안을 국제 노동계로 확대하여 국제기구에 제소하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이드 의장은 지난 2026년 6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새롭게 채택된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 보호에 관한 국제노동기구 제193호 협약’을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틱톡과 토코피디아는 전형적인 디지털 플랫폼 기반 노동 영역에 속해 있어 ILO 제193호 협약 적용 대상”이라며, “더욱이 틱톡이 글로벌 다국적 기업인 만큼 국제 노동 기준을 준수하도록 국제 사회와 연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분 매각한 GOTO “경영진 결정 존중” 유보적 입장… 소셜미디어 발 해고 폭로 파장

한편, 토코피디아의 모기업이었던 PT 고투 고젝 토코피디아 Tbk(GOTO)는 한 발 물러선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노동계의 공분을 더하고 있다.

합병 이후 고투(GOTO)의 토코피디아 지분율은 24.99%로 축소되었으며, 사실상 지배권이 없는 비지배주주 지위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정리해고 등 인사 경영권 전반은 대주주인 틱톡과 바이트댄스가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GOTO의 사이먼 탁 렁 호(Simon Tak Leung Ho) 이사는 현지 언론 데틱(detik)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는 PT 토코피디아의 소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현재 토코피디아 경영진이 조직 개편 및 인력 효율화를 위해 취하고 있는 모든 조치와 결정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사태와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이번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는 테크 업계 내부 소식을 다루는 유명 인스타그램 계정(@ecommurz)을 통해 최초로 폭로되며 공론화되었다. 해당 폭로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구조조정 완료 후 전체 직원 중 불과 10% 남짓한 인력만을 잔류시키고 나머지 90%에 달하는 직원들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나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증폭되자 틱톡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틱톡 인도네시아 대변인은 “당사는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그리고 플랫폼 내 소상공인 판매자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을 포함한 전반적인 조직 재편을 단행하고 있다”고 해고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이어 사측은 “이번 감원 결정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으며, 현재 전환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퇴직 대상 직원들에게 법적 기준에 부합하는 지원과 전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망: 인도네시아 플랫폼 노동 시장의 이정표 될 듯

글로벌 플랫폼 공룡인 바이트댄스와 인도네시아 토종 전자상거래 자존심이었던 토코피디아의 결합은 출범 당시 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메가톤급 M&A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결합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던 고용 불안 정국이 수면 위로 분출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현지 노동계가 정부 특별보좌관 지위를 가진 유력 인사를 필두로 ‘국제노동기구(ILO) 제소’라는 초강수까지 언급한 만큼, 향후 해외 자본의 현지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노동자 보호 대책 수립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자카르타 도심 한복판에서 치러질 이번 포위 집회가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둘러싼 인도네시아 노동 운동 역사상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ya Pramadania 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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