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개발 관련 ‘민간부문 투자 유치를 위한 민관협력’제도

경제해설: 인도네시아 PPP
민관협력제도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민간기업이 정부와 함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고 시설 운영을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정부는 해당시설을 소유하고 민간 기업은 건설과 자본 조달, 시설 운영의 책임을 지게 되며 일정한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장기간 시설 운영을 통해 이윤을 얻고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PPP의 핵심적인 특징은 장기계약에 의한 정부와 민간 기업의 위험 공유를 통해 자본조달 및 건설 그리고 시설 운영 책임의 결합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PPP사업의 계약은 보통 20년에서 길게는 50년에 걸친 장기 계약이므로 PPP 제도하에서 민간 기업은 상당한 위험을 부담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계획하는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에게 해당 위험을 배분하는 것은 모든 PPP사업에 있어 공통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핵심적인 사항입니다.

[역할]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그리고 금융기관의 유기적인 공조가 사업 성패에 있어 절대적입니다. 먼저 공공 부문은 PPP에 대한 정책 입안과 조정부터 프로젝트 개발 및 재정 지원 그리고 토지 수용 및 프로젝트 홍보 등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아울러 민간 부문에서는 해당 사업의 스폰서 격인 프로젝트 개발자가 사업을 직접 수행하게 되며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은 대출 또는 보증 거래에 의한 자금지원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실적]
관련 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인도네시아의 공공부문에 의해 기획되어 실제 완공 또는 시공까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84개이며 해당 프로젝트들의 민간부문 투자유치금액은 314억불에 이릅니다. 프로젝트는 화력-수력-지열 등 발전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도로 및 수도사업 또한 주요 사업 내용에 포함됩니다.

프로젝트의 민간 부문 스폰서는 일본-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중동의 에너지 기업 또는 상사들이 주를 이루며 전체 개발금액의 70에서 80%에 이르는 대출금은 주로 스폰서 기업이 속한 국가의 국책은행 및 해당 국가 금융기관들이 신디케이션 형태를 통해 자금을 지원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배경 및 현황 설명]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PPP사업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시다시피 인도네시아는 세계 16위의 경제규모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116위인 3,600불 수준으로 중하위 소득 국가로 분류 됩니다.

또한 전반적 인프라 수준은 동남아 역내 경쟁국인 태국, 말레이시아에 비해 크게 미흡하고 인프라 투자 역시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교통과 전력 부문 인프라 부족은 고용창출과 산업화를 위해 필수적인 제조업 육성과 외국인투자 유치를 크게 제약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취약한 인프라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에 의한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인프라 확대와 이를 통한 투자환경 개선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인도네시아 PPP 2017년 백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의 중장기 개발 계획에 따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필요 자금은 3,600억 달러 입니다. 그리고 이 금액의 40% 수준은 정부 재정을 통해 직접 충당 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60%에 해당하는 2,200억 달러에 대한 조달방법에 고민이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민간 참여를 촉진 시키는 대안인 PPP방식에 의해 나머지 60%를 보충하는 것은 인니 인프라 개발을 위한 필수 사항입니다.

아울러 인프라 시설의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도 민간부문의 개발 경험과 시설운영에 대한 노하우는 PPP 사업 계획의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진 제약 사항] 토지수용과 지방분권화
그러나 2005년 이후 추진한 인도네시아 PPP 사업은 사실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이는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토지수용 문제와 인도네시아의 강력한 지방분권화가 주된 원인 이었습니다.
토지수용을 포함한 토지공급 문제는 인도네시아 인프라 개발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 현상은 특히 유료 도로 프로젝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개발에 성공한 기존 프로젝트들의 상당 수가 토지수용이 용이한 화력 발전소 쪽으로 편향되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과거 1960년대 후반부터 1998년까지 수하르토 정권하에서의 토지수용은 주민반발을 강압적 방식으로 해결한 결과 비교적 원활한 편이었으나 1998년 민주화 이후 토지수용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 절차 및 제도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결과 토지수용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점차 심화되었습니다. 특히 2005년 유도요노 정부는 토지수용 원활화를 위한 대통령령을 도입하였으나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이후 이를 축소개정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정부가 각종 법률과 대통령령을 도입하면서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공공수용 관련 기본법은 1960년 토지기준법이 최초이나 구체적 절차와 시행방안이 사실상 부재한 상태로 지속되어 오다 약 50년 만인 2012년 공익목적 개발을 위한 토지수용법 시행령이 마련되었으며 해당 법령의 최초 적용사례는 바탕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지수용이었습니다.

물론 제도적 안착을 위해서는 상당기간 진통이 예상되나 작년 3월 대법원의 토지수용 허가판결이 이루어지면서 인도네시아 토지공공수용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의 광범위한 지방분권 또한 인프라 개발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는 1998년 수하르토 독재정권 몰락 이후 민주주의를 촉진하고 지방의 분리독립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지난 2001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지방분권이 도입된 바 있습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의 지방분권은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것으로 평가되며 다민족 사회인 인니의 국민통합과 지방 균형발전 그리고 합리적인 자원분배를 촉진한다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기능 보다는 지방정부의 권한과 정책결정을 위한 조정과 집행이 매우 취약하여 지방분권이 오히려 비효율과 부패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며 특히 중복 규제 및 지방정부의 역량부족은 인프라 개발에 있어 큰 제약사항 중 하나 입니다.

따라서 얼마 전 조코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인도네시아의 급진된 민주주의와 지방분권화가 국가 경제 개발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조코위 정부의 정책 촉진]
인도네시아 정부는 PPP 제도 확립 및 발전을 위해 2005년 및 2010년 그리고 2011년에 대통령령을 제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조코위 정부는 2015년 이후 2년동안 해당 대통령령은 물론 외국인 투자제한 완화 조치 등 관련 법안 개정을 통해 민간투자유치 극대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PPP사업의 계획 및 시행 담당을 위해 2009년 설립된 BAPPENAS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인프라개발을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2015년과 2016년간 17개의 프로젝트가 입찰 완료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중 8개 프로젝트가 최종적으로 시공에 착수 하거나 금융계약을 완료 하는 등 총 61억불에 이르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며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파이낸싱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됩니다.

아울러 2017년 1월 현재 프로젝트 개발 준비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는 총 22개로 개발 금액이 84억불에 이르는 만큼 모든 프로젝트의 준비가 잘 되어 입찰 및 시공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국기업 진출 가능성]
한편 한국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정책금융 분야의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간 기업과 정부는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장기적인 경제 개발 가능성을 고려하여 인도네시아 PPP 시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기본적으로 PPP 사업에 대해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나 보증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사업 추진 시 장기적인 투자 또는 융자가 가능한 기관들과 자금 조달 계획을 협업 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4년여의 인도네시아 근무를 마무리하고 한국 본사로 복귀를 준비하게 되어, 아쉽지만 오늘이 여러분과 함께하는 마지막 원고가 될 것 같습니다. 한인포스트 독자 여러분 그 동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