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ndo “2026년 최저임금 인상, 높은 실업률 고려해 신중해야”… 주지사들에 서한 발송

“일자리 창출과 구매력 향상이 최우선…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용 축소를 초래할 것”
정부의 새 임금 산정 공식(알파값 0.50.9)에 대한 우려 표명, 0.10.5 수준 하향 제안

인도네시아 경영자총협회(Apindo)는 2026년 주(州) 최저임금(UMP) 책정과 관련하여 국가 노동 시장의 위기 상황을 반영한 신중한 접근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특히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구직자 수를 고려하여 기업의 고용 유지 능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임금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indo의 밥 아잠(Bob Azam) 고용부문 위원장은 23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협회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전역의 주지사들에게 UMP 결정 시 신중하고 비례적인 접근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밥 위원장은 “높은 실업률과 다수의 구직자가 존재하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현재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확대와 국민 구매력 향상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의 실제 경영 여건과 균형이 맞지 않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고용 흡수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대규모 해고(PHK)와 같은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새 임금 산정 공식, 기업 현실 외면 비판

Apindo는 최근 정부가 ‘2025년 정부령 제49호’를 통해 확정한 새로운 최저임금 산정 공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공식은 ‘물가상승률 + (경제성장률 × 알파)’로, 여기서 지역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알파(α) 값은 0.5에서 0.9 사이로 설정됐다.

이에 대해 Apindo 측은 해당 알파 값의 범위가 지나치게 높으며 기업들의 지불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기업의 실제 여력과 적정 생활비(KHL) 등을 고려하여 알파 값을 0.1~0.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대외적인 경제 여건 또한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對)인도네시아 관세가 19%로 책정되면서 수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밥 위원장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바이어들이 고통 분담(burden sharing)을 요구하고 있어, 수출업체들이 관세 인상분의 일부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이러한 대외 악재에 최저임금 인상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요 산업 역성장… “최저임금은 사회적 안전망 역할에 그쳐야”

실제로 Apindo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수의 주요 산업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가구(-4.34%), 고무 및 플라스틱(-3.2%), 담배 가공(-0.93%), 신발(-0.25%) 산업 등이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자동차 산업은 10월 기준 -10%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섬유 및 의류 산업(+0.93%) 역시 국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Apindo는 이러한 지표들이 해당 산업 분야 기업들의 임금 조정 여력이 극히 제한적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은 임금의 하한선 또는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에 국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재무적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밥 위원장은 노동 시장의 포용성을 유지하고 정규직 일자리 감소를 막기 위해 개별 기업 단위의 노사 합의 메커니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생산성과 경영 여건을 고려한 노사 간 자율 협약에 의한 임금 결정 방식을 더욱 정교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pindo 측은 “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로자의 이익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 간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업률과 구직자 수를 고려한 합리적인 2026년 UMP 정책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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