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루다 프로젝트’ 2단계 돌입, 디지털 경제 패권 경쟁 본격화
폭발적 암호화폐 시장 속 통화주권 수호 및 금융 혁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인도네시아가 국채를 담보 자산으로 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이른바 ‘디지털 루피아’ 발행을 위한 본격적인 실험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국가가 직접 보증하고 통제하는 ‘국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 지형에 대응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자국 내 암호화폐 시장 속에서 통화 주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 중앙은행, “디지털 루피아는 합법적 디지털 법정화폐”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 총재는 최근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금융 포럼(FEKDI) 2025’ 개회사에서 디지털 루피아 개발 계획을 명확히 밝혔다.
와르지요 총재는 “국채(Surat Berharga Negara, SBN)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중앙은행 증권의 디지털 버전, 즉 공식 국가 스테이블코인인 디지털 루피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것이 인도네시아 통화 주권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임을 역설했다.
이는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기존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화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중앙은행은 디지털 루피아가 통화 당국에 의해 전적으로 통제되고 보증받는 유일한 합법적 디지털 법정화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프로젝트는 ‘가루다 프로젝트(Project Garuda)’라는 국가적 로드맵 아래 추진되며, 금융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맞서 루피아의 위상을 지키고 미래 결제 시스템을 선도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결제 시스템 청사진 2030’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 ‘가루다 프로젝트’ 2단계 진입… 도매 CBDC 우선 실험
디지털 루피아 개발은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필리아닝시 헨다르타(Filianingsih Hendarta) 중앙은행 부총재에 따르면, 지난해 개념 증명(Proof-of-Concept)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루다 프로젝트는 현재 2단계인 ‘중간 실험(Prototyping)’ 단계에 돌입했다.
헨다르타 부총재는 “현재 증권 원장 개발을 통해 도매(Wholesale) 시장 기능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국내 금융 시장의 심화를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디지털 루피아를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소매(Retail) 결제 수단에 앞서, 금융기관 간의 대규모 자금 이체 및 증권 결제 등 도매 거래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테스트하겠다는 의미다.
중앙은행은 이 실험을 통해 분산원장기술(DLT) 기반의 통화 시스템이 가져올 효율성과 안정성을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다.
◆ 폭발하는 암호화폐 시장, CBDC 도입의 강력한 동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이러한 발 빠른 행보는 자국 내 암호화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전 세계 개발도상국 중 가장 활발한 온체인(On-chain) 활동을 보이는 국가로 부상했다.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2025년 암호화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모바일 암호화폐 지갑 사용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무역부 자료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현지 암호화폐 투자자 수는 이미 1,8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누적 거래액은 360조 루피아(약 30조 원)를 돌파했다.
이는 민간 영역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대중적 수용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통화 정책의 안정성과 금융 시스템 감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강력한 동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 현지 업계 “긍정적”… 금융 혁신 기폭제 기대
국가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소식에 현지 블록체인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토코크립토(Tokocrypto)’의 캘빈 키자나(Calvin Kizana) CEO는 “국가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잇는 핵심적인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디지털 루피아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웹3(Web3) 생태계 확장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등 차세대 금융 시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루피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의 디지털 금융 전환을 선도하며 아세안(ASEAN)의 금융 허브로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향후 도매 CBDC 실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CBDC 도입 여부와 시기를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루피아를 향한 인도네시아의 담대한 실험이 글로벌 CBDC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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