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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가 세계 커피 산업에서 주요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이 발표한 ‘2023 인도네시아 커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커피 수출량은 28만 톤, 수출액은 미화 9억 2,900만 달러(약 1조 2,250억 원)에 달해 세계 5위권 커피 수출국으로 우뚝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커피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세 속에서 점차 부상하는 수마트라 지역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
1. 세계 커피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
2023년 인도네시아가 기록한 28만 톤의 커피 수출량은 세계 커피 시장에서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온두라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수출액 역시 전년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주요 수입국은 미국, 이집트, 말레이시아, 인도, 이탈리아 등으로, 이들 국가는 전체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품종별로 보면 로부스타(Robusta) 커피가 수출의 주류를 이룬다. 인도네시아 커피 총수출 물량 중 약 78%가 로부스타 품종으로, 이는 국제시장에서 인도네시아산 로부스타에 대한 꾸준한 선호를 보여준다.
로부스타는 병충해에 강하고, 비교적 낮은 고도(400~700m)와 연평균 21~24℃의 기온, 3~4개월 지속되는 건조한 기후 등 생육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
2. 수마트라, 인도네시아 커피 생태계의 “심장”
인도네시아 커피를 논할 때 자와섬(Java)의 명성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로 인도네시아 전체 커피 생산량의 70% 이상이 수마트라(Sumatra) 지역에서 나온다.
2023년 기준 남수마트라(South Sumatra)주는 약 20만 7,320톤을 생산해 전국 총생산량의 27.32%를 담당하며, 최대 커피 생산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수마트라의 여러 지역이 각각 고유한 품종과 풍미로 세계 커피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 수마트라 커피 산지 및 특징
만델링(Mandheling): 무게감 있고 깊은 바디, 부드러운 마우스필, 낮은 산미가 특징. “흙내음(Earthy)”이라 불리는 향미 역시 글로벌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린통(Lintong): 달콤함과 산미, 복합적인 향미의 조화, 스파이시한 피니시(끝맛)로 유명하다.
아체(Aceh)·가요(Gayo): 독특한 아로마와 입체적인 맛을 자랑하는 북부 수마트라 지역 특산품으로, 국제 커피 경연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다.
각 지역의 커피는 주로 소규모 농가에서 유기농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 방식은 원재료의 개성과 지역적 특색을 더욱 잘 살려주고 있다.
3. 수출 선진화와 지역 사회 경제 효과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역 커피 조합들은 최근 몇 년간 품질 관리와 브랜드화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이는 커피 수출 증가뿐만 아니라, 생산지의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커피 전문 매체 ‘에스프레소 커피 가이드’ 역시 “수마트라 커피는 유기산에 민감한 고객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며 “개성 있는 맛과 향으로 국제적으로도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커피 수출 증대는 외환 수입 확대에 그치지 않고, 생산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과 농민의 생활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커피 농가와 지역 커피 산업 종사자, 물류·가공 업체들이 함께 성장의 결실을 나누며, 인도네시아 농업 분야의 질적 도약을 이끌고 있다.
4. 지리적·기후적 경쟁력과 미래 전망
인도네시아는 동서로 길게 펼쳐진 군도의 특성상, 각기 다른 해발 고도와 기후 조건을 갖춘 다양한 커피 산지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연적 이점이 앞으로 인도네시아 커피 산업의 지속 성장에 중요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마트라뿐 아니라 자와, 술라웨시, 발리 등지에서도 특색 있는 아라비카 등 다양한 품종이 생산되고 있어, 품질과 수량 면 모두에서 미래 경쟁력이 기대된다. 현지 농민과 정부, 민간기업, 국제 파트너십이 어우러진 ICT 기반 스마트 농업 도입 등 혁신적 시도도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커피 수출 호조는 인도네시아의 국가적 자긍심을 크게 높여주었다”며 “확장되는 세계 시장에서 인도네시아 커피는 더욱 우수한 품질 관리와 다양한 원두의 브랜드화를 통해 글로벌 커피 문화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의 커피 수출 신장과 수마트라 지역의 부상은 국가 경제 발전과 지역 커피 문화의 세계화, 농민들의 삶의 질 변화 등 다각적 전환점을 동시에 예고한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 커피 산업의 저력과 세계 시장에서의 약진에 귀추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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