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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섬유 및 섬유제품(Industri tekstil dan produk tekstil 이하 TPT)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악화, 저렴한 수입 제품의 범람, 그리고 세계 수요 둔화로 인해 섬유 산업은 점차 생존의 기로에 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생산자 협회(Asosiasi Produsen Serat dan Benang Filamen Indonesia 이하 APSyFI)가 전기료 50% 할인 인센티브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생산자 협회의 레드마 기타 위라스와스타 회장은 지난 1월 5일, 전기료 할인이 섬유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섬유 산업에서 에너지 비용은 주요 지출 항목 중 하나로, 폴리머 산업의 경우 에너지 비용이 총 지출의 25%에 달하며 그중 8%는 전기 비용이 차지한다.
방적 산업에서도 전기 비용이 18%에 이르러, 업계 전반에 전기료 부담은 큰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전기료 인센티브가 도입된다면 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산업의 단기적 어려움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하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레드마 회장은 전기료 인센티브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섬유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저가의 수입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적 유입부터 합법적 수입에 이르기까지 값싼 해외 제품의 범람은 국내 섬유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국내 시장에서만이 아닌 수출 판로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섬유 생산업체들은 내수 시장과 글로벌 시장 양쪽에서 모두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투자 유치를 통해 섬유 산업 지원에 나서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는 2025년까지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20조 루피아 규모의 투자 신용 정책을 통해 설비 현대화 및 생산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과거에도 유사한 정책이 도입된 적이 있으나,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생산자 협회는 이들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설비 현대화 프로그램과 2021년에 유사한 형태로 도입된 정책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유는, 국내 섬유 시장이 여전히 저렴한 수입품에 의해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설비 현대화는 오히려 생산업체들에게 추가적인 비용 부담만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생산자 협회는 전기료 할인이나 투자 신용 같은 지원이 섬유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레드마 회장은 “문제의 핵심은 저렴한 수입 제품의 범람에 있다. 정부가 단순한 인센티브 정책에만 집중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섬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개입책이 절실하다.
인도네시아 섬유 및 필라멘트 생산자 협회는 저가 수입품 통제를 위한 강력한 규제와 감독 강화, 내수 시장 향상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기술 투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이러한 조치들이 병행될 때 인도네시아 섬유업계가 생태계를 재정비하고, 고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Mahran Lanting 사회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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