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2025년 1월부터 부가가치세(PPN)를 12%로 인상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이번 세금 인상이 소비자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자동차 가격 상승을 초래해 산업에 심각한 부담을 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부가가치세 및 지방세 추가 부과로 인한 자동차 가격 상승
Gaikindo의 요하네스 난고이(Yohannes Nangoi) 회장은 이번 세금 인상의 구체적인 영향을 언급했다. PPN이 현재 11%에서 12%로 1% 인상될 경우, 차량 가격은 2억 루피아급 차량에서 약 200만 루피아, 4억 루피아급 차량에서는 약 400만 루피아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 세금(차량세, 차량 명의 이전세 등)의 추가 부과도 더 큰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난고이 회장은 특정 사례로 차량 명의 이전세(BBNKB)가 6%로 인상될 경우 2억 루피아급 차량의 가격이 PPN 영향 외에도 약 1,200만 루피아에 이르는 상승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세금 증가로 인해 자동차 시장은 구매력 약화로 직격타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소비심리 위축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적인 침체 및 자동차 제조업체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 10월 현재 15% 판매 감소… 세금인상으로 산업 위기
이미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인도네시아 자동차 산업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24년 10월 기준, 자동차 도매 판매량은 71만 4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소매 판매량 또한 73만 637대로 전년 동기의 82만 5,692대 대비 11.5% 감소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이 이미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세금 인상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Gaikindo는 2024년 자동차 판매 목표를 기존의 110만 대에서 85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세금 인상이 시장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자동차산업이 경제에 기여하는 역량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현실적인 예측이라 할 수 있다.
– 정부에 대한 재검토 요청과 산업 보호의 필요성
Gaikindo와 같은 주요 산업 단체들은 정부에 강력히 이번 정책의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요하네스 난고이 회장은 “2022년 제1호 법률”의 재조정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침체 및 대규모 해고(PHK)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부의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사스미타(Agus Gumiwang Kartasasmita) 장관 역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방지하고 산업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임임을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Gaikindo는 정부가 국가 수입을 증대시키는 것과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세금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수입 증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안정성을 파괴하고 자동차 산업이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을 약화시킬 위험이 높다.
자동차 산업은 인도네시아의 중요한 경제적 기둥 중 하나다. 각종 세금 정책과 경제적 압박 속에서도 이 산업이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 간의 긴밀한 협의와 조정이 필수적이다.
Gaikindo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지적한 세금 증가의 부작용은 소비자와 제조업체, 그리고 관련 업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가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을 통해 이 위기를 완화하고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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