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선거, 그 뒤에 감춰진 희생자들

(사진출처 EPA 연합뉴스)

이다연 JIS 11

2024년 인도네시아 총선 개표 과정에서 투표 관리원 23명이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뿐 아니라 2,800여 명의 투표 관리원들이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올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는 선거 때마다 이러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2019년에는 900명이 과로사로 사망했고, 5,000명 이상이 병원 진료를 받았어야 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진 이유는 선거가 대선,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를 전부 한 번에 치루는 초대형 선거였기 때문인데 유권자가 무려 1억 9,0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BBC와 Guardian은 투표 관리원들의 과로사 사례에 대해 투표 관리원들이 무더위 속에서 장시간 수개표 작업을 했기에 피로가 누적되었고, 건강 상태 확인을 사전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례들이 벌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해당 과로사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투표 관리원들의 사망이 독살이 아니냐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망한 투표관리원이 대부분 50~70대였고, 주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의 건강 질환을 보였다며 음모론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표관리원을 선발할 때 이전과는 달리 투표관리원 지원 자격을 55세 이하로 제한하고, 혈당, 혈압 수치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2024년 선거에는 해당 조치로 인해 사망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투표관리원이 고통을 호소하고, 끝내 과로사로 인한 죽음을 맞고 있다.

여전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선거 수개표 작업 탓에 죽어가는 투표 관리원들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으로 발생할 사례들을 줄여나갈 방법을 더욱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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