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쓰레기 처리 방법을 인도네시아에 도입할 수 있을까?

정희원 / BSJ 12

인간은 매일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 쓰레기들은 배출일에 맞춰 재활용처리장, 집 앞 대문, 담벼락, 전봇대 아래 등 정해진 장소에 배출되며 일정 시간이 되면 수거되어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많은 양의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것이고, 어떻게 처리될까?

먼저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생활폐기물 처리법은 매립이다. 한국은 1964년부터 매립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공식적인 매립지가 없어서 저습지 같은 곳에 쓰레기를 묻었는데, 1992년부터 김포 부근의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매립지를 건설하면서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이곳에서 처리 중이다.

다음으로는 쓰레기를 태워서 없애는 소각법이 있다. 매립은 땅에 쓰레기를 묻는 것이기 때문에 처리할 수 있는 쓰레기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소각은 쓰레기를 매립하기에 앞서 태워서 부피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폐기물의 소각은 보통 85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이루어지므로 이때 발생한 열에너지는 인근 지역의 전력과 난방열로 공급되어 활용되기도 한다.

한국은 분리수거하므로 음식물쓰레기를 다른 생활폐기물과 분리하여 처리한다. 음식물쓰레기는 수분과 소금기 때문에 매립, 소각이 어려워 주로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한다. 음식물쓰레기에서 수분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잘게 빻아 살균하고, 기존 배합사료와 혼합해 가축 먹이 공급하는 것을 습식사료화라고 한다. 반면의 탈수기로 음식물쓰레기의 수분을 제거한 뒤, 잘게 부순 후 고온에서 건조한 뒤 만들어진 사료는 애완동물이나 가축용으로 사용되는 건식사료가 된다.

앞서 말했듯, 한국은 분리수거를 철저히 시행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재활용품들이 ‘제대로’ 버려져서 자원으로 순환되는 과정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모든 가정에서 모인 분리수거된 쓰레기들은 자원 순환센터로 이동한 후, 선별 처리 동에서 선별 작업을 거친다.

대형 폐기물과 목재, 유리 등을 제외한 페트병(PET),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요구르트병, 폐비닐 등을 골라내는 과정인데 이것은 사람의 손으로 1차 선별된다. 그 후에도 다섯 차례의 자동 선별 기계를 거치고, 다시 한번 사람이 구분하는 작업을 하고 이를 통과해 배출된 재활용품은 압축해서 업체에 매각하게 된다. 이 밖에도 스티로폼은 건축자재 원료로 재생산 판매하며, 대형폐기물의 목재류는 파쇄 처리하고 철재 등 금속류는 재활용한다.

인도네시아는 플라스틱, 스티로폼 같은 제품뿐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도 분리해서 버리지 않는다. 이렇게 모든 쓰레기를 한 번에 버리는 나라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특히 인도네시아는 관광명소가 많아서 더 심각한 쓰레기 처리 문제를 겪고 있다. 실제로, 롬복은 폐기물 처리를 위한 역량과 인프라가 부족해 폐기물이 적절히 처리되지 못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안에서 처리되지 않고 방치되는 폐기물은 쓰레기 배출량 전체 22.72%인 416만 톤이나 되어 심각한 환경 문제까지 낳고 있다. 한편, 시티 누르바야 바카르 장관은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이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운동에 동참할 경우 음식물 쓰레기를 매년 1,092만 톤이나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또한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로사 비비엔 라트나와티,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폐기물 및 유해 물질 관리 담당 국장은 이미 중부 자와(Central Java)와 스마랑(Semarang)에서는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포집하여 활용하고 있고 장래에는 메탄가스를 통하여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2030년부터는 쓰레기 매립장을 더는 새로이 조성하지 않을 것이며 2040년부터는 쓰레기 매립장 없는 인도네시아를 만드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기후변화연구소는 이러한 인도네시아 현지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열병합 발전을 제안하였다. 열병합 발전은 다른 처리 방법과 비교했을 때, 건설비가 비싸지만, 에너지 발전 효율이 높고 퇴비화 기술과 결합할 경우 최대한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2005년 2월 21일 서부 자와(West Java) 찌마히(Cimahi)에서 쓰레기 매립장 붕괴 사고 참사를 기리기 위하여 인도네시아 정부는 매년 2월 21일을 국가 폐기물 관리의 날로 지정하여 방치되는 폐기물이 초래하는 위험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이제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적이 갈 곳을 잃은 쓰레기로 인해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시민 의식의 개선과 처리 시설의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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