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절반 남극얼음, 인도네시아 크기로 줄어

역대 최소치인 2023년 남극의 해빙 면적(왼쪽)과 역대 최대치인 2014년 남극의 해빙 면적

남극 해빙(海氷)이 역대 최소 면적까지 줄어들었다. 남극 해빙의 감소는 남극이 더 이상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벗어난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21일 CNN은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가 남극 해빙의 면적을 측정한 결과 13일 기준 191만㎢(제곱킬로미터)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전체 면적인 190만㎢ 수준으로 작아진 것이다.

남극 해빙 면적은 지난해 2월25일 192만㎢로 역대 최소치였으나 1년도 안 돼 다시 1978년 위성관측 이후 역대 최소치를 갱신했다. 남극 해빙 면적이 200만㎢ 이하로 떨어진 해는 최근 2년 밖에 없다.

남극의 여름이 아직 일주일 더 남아 있어 해빙 면적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더욱 큰 문제는 남극 해빙의 감소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이다.

콜로라도 대학의 빙하학자 테드 스캠보스 교수는 이번 관측 결과를 놓고 “단순한 최저 기록 갱신이 아니다”라며 “남극 해빙 면적은 매우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극은 이전까지 주변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북극은 지속적으로 해빙 면적이 줄어들었으나 남극은 계절에 따라 해빙면적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남극의 해빙 면적은 2014년에 2011만㎢로 역대 최고치에 이르기도 했다. 아시아 대륙 전체 크기의 2/1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면서 2014년 이후 9년 만에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해빙 면적의 감소는 결과적으로 해수면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해빙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이므로 해빙 자체가 녹는 것만으로는 해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해빙이 녹으면 육지를 덮은 얼음덩어리인 ‘빙상’ 즉 대륙빙하까지 파도, 따뜻한 해류에 노출되면서 녹게 된다.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면 바로 해수면 상승이 발생한다.

담수인 빙상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들면 해수의 염도, 밀도가 감소하면서 해류의 순환에도 영향을 준다. 극지방의 해수가 심해로 가라앉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양생물 서식환경의 변화로 해조류, 플랑크톤 등부터 펭귄, 바다사자, 고래 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크다.

스캠보스 교수는 “남극에서 무언가 변화가 벌어지고 있으며 그 변화는 매우 가파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관측 결과를 정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최소 5년 정도는 데이터를 더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Busines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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