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기준법, 모든 사업장 적용”…인권위 국회 의견 전달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4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기로 의결했고 이달 17일 이를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인권위는 “1953년 법 제정 이래 4인 이하 사업장에는 법정근로시간 등 핵심적 조항들이 줄곧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 노동인구 5명 중 1명이 4인 이하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법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4인 이하 사업장 수는 전체 사업장의 약 61.5%이며, 근로자 수는 전체 근로자의 약 19%를 차지한다.

근로기준법 조항 다수가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사업장 규모를 여러 개의 4인 이하 사업장으로 분할 등록하는 ‘사업장 쪼개기’ 등 탈법행위도 발생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인권위는 2008년에도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점차 확대 적용하라고 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권고 이후 상당 시간이 지난 것을 고려하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거듭 환기하고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의견 재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일선 사업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일부 조항은 단계적으로 적용 시기를 정할 수 있게 하고, 적용 확대 과정에서 사용자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정부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인권위는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되면 4인 이하 사업장의 취약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보호 규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21대 국회가 계류 중인 관련 법률안을 조속히 논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c) 연합뉴스- 한인포스트 협약 전재>

제보는 카카오톡 haninpost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