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비자 런’ 사태로 한인동포 큰 혼란에 빠져

2014년 1월부터 90일 무비자 이후 취업비자 없으면 입국불가 2014년 8월 12일부터는 전면 금지조치...약 3만 여 동포사회는 일대 충격과 혼란 동포사회, 한국출입국관리소의 태국인 입국거부에 따른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 이민청의 급작스런 비자런 금지조치로 현재도 후폭풍에 휩싸여...정부간 대책시급

2015년 2월 9일

2014년 1월부터 태국정부가 ‘비자 런’(visa run)을 정책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2014년 8월 12일부터는 전면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3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태국 동포사회는 일대 충격과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비자 런’이란 태국거주 동포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비자를 발급받는 대신, 무비자 체류 허용기간이 되기 전,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을 잠깐 경유한 후 다시 재입국하는 방법으로 체류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자 런보다는 비자 클리어(visa clear)라는 말이 동포사회에서 더 익숙하다. 사실, 적법한 비자발급을 통한 체류가 아닌 사실상 편법에 가깝다. 하지만, 수십여년 째 태국정부가 알면서도 묵인해 온 일종의 관행(?)이기도 하다.

태국 이민청은 현재 시행중인 90일의 무비자 기간이 관광 목적의 방문자에게는 충분하다는 판단하에 만약 90일을 초과하여 태국에 장기간 체류하는 경우 이는 단순 관광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체류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제활동 등 다른 목적으로 태국에 체류하면서 무비자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하여 입국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이민청은 2014년 5월 8일 공식 홈페이지에 비자 런과 관련된 내용을 ‘한국인 및 기타 외국인에 대한 태국이민청의 입국심사 업무 안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공지했다.

“관광 목적이 아님에도 육로(국경지역)로 출입국을 반복하면서 태국에 장기 체류하려는 VISA RUN 형태의 출입국은 지금부터 허용하지 아니한다. 관광 목적이 아님에도 항공편으로 태국에 입국하려는 자에 대하여는 2014년 8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입국을 허용하며 (입국 시 체류 목적에 부합하는 정규비자를 취득하도록 경고하고, 여권에 별도의 스탬프를 날인함) 2014년 8월 12일부터는 육로(국경지역) 또는 항공편을 통한 VISA RUN 형태의 입국은 전면 금지한다”

태국이민청의 갑작스런 비자 런 금지조치는 ‘세수확보’와 더 이상의 ‘불법체류‘를 막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해서 태국 동포사회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다수의 동포들은 태국의 이번 조치가 한국출입국관리소의 태국인들에 대한 대거 입국거부에 따른 태국정부의 일종의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확인해본 결과, 지난 2013년 한국에서 입국거부된 태국인의 수는 8천여 명이 넘는다. 작년 태국입국이 거부된 한국인이 불과 1명이었다는 것과 견주어 보면 보복성 조치라는 동포들의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현재 태국한인회(회장 채언기)측이 추정하는 한국 동포수는 대략 30,000명선이다. 그 중 취업 비자를 취득한 태국주재원과 그 가족은 약 10,000명, 태국 내에서 학교를 다니기 위해 유학 비자를 소지한 학생은 대략 4,000명으로 추산하며, 그 외 8,000명 가량은 정식 비자 신청없이 태국 입국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90일 관광비자(이하 무비자)로 장기 체류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도 1년 내지 2년 가량 단기 체류하는 한국인은 8,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국한인동포 백모씨는 “올해 1월부터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제서야 부랴부랴 정식 비자 발급을 신청하는 한인들로 인해 비자 취득 정보에 혼선과 루머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로 인해 “비자 신청 및 발급을 대신해주는 ‘비자 대행업체’들의 바가지 요금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태국 내 ‘관광가이드’ 업종에 종사하는 거의 대부분이 무비자 상태로 장기체류 중이어서 그 여파가 매우 큰 상황이다. 한국계 여행사들과 관련 업종들도 충격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관광업계 신문에 따르면, 일부는 도산할 위험소지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당과 쇼핑센터 등 주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온 한인업체들이 당장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한편, 태국한인 단체들은 동포 사업체들 뿐 만 아니라 정식 비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개인들도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당장 은퇴비자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은행 예치자금이 없어 고민하는 노부부의 사연과 태국여성과 결혼, 아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자 비자발급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졸지에 가족 해체의 위기에 처한 한 가정 등 사연도 갖가지이다. 현재도 항공편 입국자는 완화되었지만 당일치기 입국금지와 육로 입국자는 제한을 하고 있어 비자런 후폭풍에 휩싸였다는 현지의 전언이다.

<기사 참조. 재외동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