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제73회 열린강좌 개최

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제73회 열린강좌 <인도네시아는 식민지배에 분노하지 않는다>

김재이/ Sinarmas World Academy 10학년

지난 7월 2일, 한인니문화연구원에서 제73회 열린강좌를 개최했다. ‘인도네시아는 식민지배에 분노하지 않는다’라는 주제의 강의는 공지가 나간 직후부터 한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박사과정생 박준영 강사는 본 강의에서 인도네시아가 원초적 시간론적 탈식민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탈구조주의적 탈식민주의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강사는 파타힐라 광장(Taman Fatahillah)을 찾았을 때 “인도네시아는 왜 식민지배에 분노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의 식민지배 아래에 있을 때는 정치범 공개처형장이었던 장소가 어느새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경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Sinarmas-1네덜란드인들의 숙소나 창고로 사용되던 건물이 이제는 꼬따 뚜아(Kota Tua) 지역의 명소 ‘바타비아 카페’로 거듭 났고, 사람들은 2층에 난 창을 통해 건물 밖의 버스킹을 즐겨 본다. 한국이 일제강점기의 흔적을 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이다.

이러한 모습은 인도네시아의 성장이 기반이 되는 의미론적 탈식민주의의 결과로 볼 수 있다. 탈식민주의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과거와의 단절’에 초점을 맞추며 ‘시간’을 매개체로 삼는 ‘시간론적 탈식민주의’와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며 ‘공간’을 매개체로 삼는 ‘탈구조주의적 또는 의미론적 탈식민주의’이다. 후자는 식민주의 시대의 과거 또한 성장의 일부분으로 포용하며 새롭게 부상하는 이론이다.

강사는 “인도네시아는 파타힐라 광장을 제 3의 공간으로 삼아 유동적이고 자발적인 의미론적 탈식민주의를 실천한다.”며 “문화적 혼종성(cultural hybridity)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전했다.

열린 공간’ 파타힐라 광장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융합은 ‘시간’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던 탈식민주의가 ‘공간’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역사적, 비공식성, 계층적 혼성성이 한데 어우러진 제 3의 공간, ‘파타힐라 광장’은 인도네시아의 탈바꿈과 새롭게 뻗어나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식민주의 시대의 공간적, 문화적, 지리적 영향을 이해하고 제 3의 공간을 새롭게 구축하고 성장시키는 과정 자체가 인도네시아가 추구하는 의미론적 탈식민주의인 셈이다.

끝으로 강사는 “시간론적 탈식민주의와 의미론적 탈식민주의를 저울질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두 개념의 비교와 대립보다는 ‘기존 개념의 확장’으로 이해하며 포용했으면 좋겠다”는 고견을 덧붙였다. 불안정하고 불확정적인 식민적 양가성을 벗어나 새 주체성을 확립하는 인도네시아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