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2대 폭탄 8발 민가 오폭 15명 부상… “마을 쑥대밭”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6 [독자 제공]

공군 “1번기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지상·상공·투하전 확인에도 안 걸려
좌표 잘 입력한 2번기 조종사도 따라서 오폭…항공기 관제도 ‘부실’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의 KF-16 2대에서 공대지 폭탄 MK-82 8발이 비정상적으로 투하돼 민가 지역에 떨어졌고 민간인과 군인 등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6일 발생한 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게 군 당국의 1차적인 판단이다.

실수로 좌표를 잘못 입력할 수는 있지만, 이후 3차례나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친 것으로 보여 안일한 훈련 태도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KF-16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경위에 관심이 쏠린다.

전투기 조종사는 임무 계획을 받게 되면 USB 형태의 저장장치에 키보드 자판으로 표적 좌표를 입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실수가 있었더라도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는 점이다.

2004년 우리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포탄 낙하 사고로 통제된 마을 일대
포탄 낙하 사고로 통제된 마을 일대 (서울=연합뉴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진 6일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2025.3.6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선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정례적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와 연계한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훈련에는 한미 육군과 함께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F-35A, F-15K, KF-16, FA-50 등 13대의 전투기가 참가했다. 주한미군 전투기는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오폭 사고는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낙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오폭 사고는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민가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민간인이 관계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민가에 떨어진 MK-82 폭탄은 오전 10시 4분에 투하됐는데, 공군은 11시 41분에서야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이 때문에 공군이 초반엔 오폭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가 보도를 접한 뒤에야 진상 파악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육군 장비를 포함해) 다량의 실사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었으나 공군의 탄이 맞는지 등 확인이 필요했다”고 발표가 늦어진 경위를 해명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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