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무리한 집 장만 자제해야

(2015년 3월 17일)

한국은행의 1%대 기준금리 인하조치에 대해 기대가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과 저물가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과 기업들도 수출 경쟁력이 나아지고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시장도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킬 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 못지않게 금리 인하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다.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관련 금융규제 완화로 이미 급증 추세인 가계부채는 이번 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연 2%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외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직후 최저금리 2.72%, 최고금리 3.02%까지 떨어졌다. 다른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속속 2%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2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의 한 달 이자가 40만원 대에 불과한 만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장만하려는 가계가 늘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이 우려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

안정기로 접어드는 미국이 하반기쯤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저금리로 대출받은 서민층이 타격을 받는다. 그렇다면, 금리 인하로 풀리는 돈이 기업 투자 등 생산적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부동산에 몰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무리를 해서라도 내 집 마련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험스러운 일이다. 자칫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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