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 니켈 확보하라’ 韓기업, 1위 보유국 인니 진출 ‘속도’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세계 니켈 1위 보유국 인도네시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전기차 수요 급증에 맞게 필수 소재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최근 급등하는 원가 부담도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됐다.

니켈 가격은 3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니켈 3위 보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30% 급등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니켈은 배터리 출력을 결정하는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니켈 비중에 따라 주행거리가 비례하기 때문에 갈수록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 LG엔솔, 인니 현지 공장 설립중…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도 진출 추진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포스코그룹 지주사로 출범한 포스코홀딩스는 7대 핵심 사업으로 ‘리튬·니켈’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과 합작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를 생산한다. 니켈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다면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에 걸맞은 양극재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이다.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엔 매력적인 국가다. 물류비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와 손을 잡고 11억달러를 투자해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현대차가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어 양측 모두 윈윈 전략이란 평가다.

LX인터내셔널은 전통적인 중개무역(트레이딩)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 중에 하나로 니켈 광산 인수를 선언했다. 전기차 수요 폭증으로 니켈의 사업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확정하고 후보군 검토에 돌입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최종 인수를 결정한다. 현지에 운영 중인 석탄 광산 경험을 니켈에 적용한다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현지 다양한 광물을 활용한 다른 사업 진출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기차 수요 급증에 전쟁 겹치자 가격 폭등
관련 업계에선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국내외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갈수록 높아지는 니켈 가격 탓에 원가 압박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니켈(1톤) 가격은 2만7000달러다. 이는 지난해말(2만925달러)과 비교해 29% 상승한 수치다. 2018년 말 니켈 가격은 1만595달러였다. 이후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니켈 몸값은 치솟았다. 이듬해 1만4000달러에 이어 2020년 1만6540달러까지 올랐다. 2021년 들어서 2만달러도 돌파했다.

니켈 가격은 올해초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무섭게 올랐다. 러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의 10%를 보유한 3위 국가다. 생산과 공급망 불안 우려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업계는 수급 안정화를 위해 니켈 공급 업체와 장기간 계약을 맺고 있어 단기적인 원가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심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확대되면 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 특히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는 전기차의 가격 인상이라는 연쇄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차 업체들이 출고가를 인상한 것도 배터리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가격 안정성과 수급을 위해 공급망 다변화는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니켈 확보를 위한 전략 변화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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