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신수도 대통령궁 디자인이 바뀐 이유

강수민/ SPH KV 10

동칼리만탄에서 인도네시아의 신수도(Nusantara) 건설이 한창인 가운데 신수도에 지어질 대통령궁의 최종 디자인이 발표되었다.

지난달 발리 출신 유명 조각가 뇨만 누아르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통령궁 디자인의 완성본을 공개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대통령궁보다 독특하고 아름답고 편안한 궁을 꿈꾸는 인도네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건축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 것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를 상징하는 새 ‘가루다’가 날개를 펼친 모양에서 영감을 받은 이 디자인은 초안에 있던 새의 형상은 그대로 두되, 눈에 띄던 가루다의 머리와 날개 깃털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작년 4월 대통령궁 디자인 초안이 발표됐을 때 인도네시아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새 머리가 마치 영화 속 악당이 사는 곳을 연상케 한다”, “새를 형상화하는 것이 아닌 똑같이 가져다 만드는 것은 1차원적인 생각이다”, “너무 비현실적이다” 등등 비난이 빗발쳤다.

인도네시아 건축가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건축가 협회에서는 “지나치게 과시적이고 낭비적인 건물은 새로운 수도에서 제안한 자연 친화적인 개념과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협회는 가루다 디자인을 더 작은 기념물이나 동상으로 대체할 것을 권하고 환경을 염두에 둔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뇨만은 가루다 모양의 큰 건물이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한 용도”라고 밝혔다. 그가 새롭게 선보인 대통령궁은 높이 170m로 132m 높이인 국립 기념물 모나스(Monas)를 능가할 것으로 보이며, 조코위 대통령의 승인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뇨만은 대통령의 요청으로 주변 숲과 녹지는 최대한 살려 부지의 8%만 이용해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디자인이 공개되자 처음 시안보다 훨씬 낫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몇몇 대중들은 “인도네시아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독수리에 국한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불만족을 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 독립기념일을 동칼리만탄에 있는 이 대통령궁에서 기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