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400만 명이 감염되고, 340만여 명이 사망한 코로나의 끝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예측한다. 인류는 코로나와 공존하는 엔데믹(Endemic)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외출하고, 친구를 만나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가능해질까?
국민의 일정 수준 이상이 면역력을 가지면 집단면역에 도달한다. 이는 코로나 감염과 백신 접종 두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감염률이 높고, 일찍 백신을 확보한 미국·영국·이스라엘 같은 국가는 집단면역 가능성이 높다.
이미 면역력을 가진 사람 비율이 높고, 감염 위험으로 백신 접종의 수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은 백신의 접종률을 높이는 길 뿐이다.
백신 이상 반응이 잘못 알려져 접종에 부정적인 인식이 접종 기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백신 보도에 균형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백신 접종 후 신고 된 이상 반응 비율은 0.2%에 수준이며, 90%가 경미한 이상 반응이다. 아나필락시스를 비롯한 중중 이상이 생겼을 때 부적절한 현장 대응으로 문제가 된 경우도 거의 없다.
희귀혈전증의 경우도 외국에서는 100백만 명 가운데 5명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코로나 백신과 직접 연관된 혈전증 사례조차 없다. 백신을 접종했을 때 이득이 이상 반응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코로나19 전체 환자 중 60세 이상은 27%인데, 코로나19 사망자의 95%가 60대 이상이다.
감염되면 100명 중 5명이 사망할 만큼 치명률이 높아 60대 이상은 백신접종이 중요하다.
60대 이상에게 접종한 결과 접종 2주 후부터 89.5% 이상의 감염예방효과가 확인됐고, 치명률을 낮추는 사망예방효과는 100%로 나타났다.
18일 정부가 집계한 70∼74세 백신 예약률은 61%, 65∼69세는 53%로 증가 추세로 긍정적이다. 60대 이상 연령층이 빠짐없이 백신을 접종한다면,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들게 돼 방역 수준의 조정도 기대할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백신이 충분히 확보된 홍콩에서 16세 이상 모든 성인의 백신 접종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접종 두 달 후 1차 접종률이 15% 수준에 불과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협조가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집단면역 달성의 필요조건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중증 이상 반응에도 근거가 충분하지 못해 보상받지 못했던 중증 환자를 안심하게 하는 소식이 있다.
백신 부작용을 의심하며 치료받는 환자에게 1000만 원의 의료비 지원과 소급 적용도 가능하다.
정부는 백신에 대해 국민과 더 적극적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백신 부작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과 관계 확인이 어려운 이상반응자의 지원도 지속해야 한다.
백신 접종 후 사망 보도의 속도 경쟁으로 왜곡된 일부 언론의 행태는 백신 접종률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어 언론 스스로의 자율규제도 필요하다.
의사 출신의 정치인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괌을 여행할 수 없다”고 발언했고 정부는 근거가 없다고 반론하면서 백신 접종에 불신과 혼란이 가중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괌의 규정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백신에 대해서만 자가 격리를 면제하기 때문에, 야당 정치인의 발언 의도가 틀렸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의료인의 이 같은 발언은 코로나로 여행길이 막힌 사람들을 자극하고, 특정백신의 기피가 백신 불신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알리며 이해를 구하는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불안증과 우울증 유병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는 OECD 보고서에서 한국은 우울감을 느끼거나 우울증이 있는 비중이 36.8%로 조사 대상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 실업 등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은 늘어나고, 사회적인 교류나 일자리, 교육, 운동과 같은 일상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상으로의 회복이 코로나 블루의 근본적 대안이지만, 단기간에 이루기 어렵다.
인류는 코로나의 종식을 꿈꾸고 있지만, 예견되는 미래는 코로나와의 불편한 공존이다.
엔데믹 시대 우선순위 과제는 집단면역의 우산을 만드는 일이다.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면역에 도달하려면 신뢰와 투명성이 견고해지도록 정부, 언론, 의료계, 정당이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 전체가 안전한 우산을 펼칠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