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서 기브란 부통령 ‘공정한 글로벌 경제’ 촉구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은 현지 시각 2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

남아공 G20서 ‘글로벌 사우스’ 연대 재확인… AI 경제 대화·식량 안보 등 핵심 의제 제시

인도네시아가 2025년 G20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해 공정하고 포용적인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부통령은 개발도상국, 즉 ‘글로벌 사우스’의 역할 강화를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정상회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개최되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부 장관은 현지 시각 2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는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하며, 202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인도, 브라질, 남아공으로 이어진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연속적인 의장국 임기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설명했다.

기브란 부통령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와 ‘기후 변화 및 식량 안보’를 다루는 두 핵심 세션에 참여해 인도네시아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은 모든 개발도상국이 예측 가능하고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국제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강력하고 공정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채 탕감 ▲혁신적 금융 메커니즘 개발 ▲혼합 금융(blended finance) 제도 활성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금융 지원 등을 제안했다.

특히 기브란 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간편결제 시스템 ‘QRIS’를 금융 포용성 확대의 사례로 소개하며, 저비용 디지털 솔루션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QRIS는 한국과 일본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이어 기브란 부통령은 G20이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전략적 의제를 제시했다. 첫째, 핀테크 등 기술 발전에 맞춰 ‘인공지능(AI) 경제’에 관한 G20 차원의 공식 대화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식량 안보’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인류의 기본적 생존권이자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임을 강조하며 G20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정상선언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7억 2천만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으로 자국이 추진 중인 ‘무료 영양급식(MBG)’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취약계층의 영양 개선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농가 소득 증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각적 효과를 창출하는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회의에서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개발 전략의 핵심 요소로서 ‘재난 위험 감소’의 중요성을 공감하며,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에 인도주의적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기브란 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 외에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튀르키예, 호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는 올해 의장국인 대한민국의 리더십에 사의를 표하고, 내년 의장국 호주와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밖에도 기브란 부통령은 에티오피아, 베트남, 앙골라, 핀란드 정상 및 세계무역기구(WTO),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수장들과 연쇄 양자 회담을 갖고 국제 현안과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며 바쁜 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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