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프랏만 법무부 장관, 국적법 개정안(RUU) 통해 해외 우수 디아스포라 포용 의지 밝혀
– 원자력·화학·국가대표 등 국가 필수 전문 인력 선별 적용… 1945년 헌법 위배 없어
– 대통령 서한 발송 대기 중… 하원(DPR)과의 공식 논의 통해 세부 요건 구체화 전망
[자카르타 =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경쟁력 강화와 전략적 인재 유치를 위해 제한적인 이중국적(Kewarganegaraan Terbatas) 제도 도입을 공식 추진하고 나섰다. 그동안 엄격한 단일국적 원칙을 고수해 온 인도네시아에서 국가적 필요성에 따른 선별적 복수국적 허용이 가시화되면서, 향후 입법 과정과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법무부는 최근 수프랏만 안디 아그타스(Supratman Andi Agtas) 법무부 장관을 통해 ‘인도네시아 공화국 국적에 관한 2006년 제12호 법률’ 개정안(RUU)에 제한적 이중국적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전 세계에 거주하며 국가적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적 전문성을 갖춘 인도네시아 디아스포라(해외 동포)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 “아무나 받을 수 없다”… 국가 필수 전문 인력에만 선별 부여
수프랏만 법무부 장관은 지난 목요일(2026년 7월 23일) 자카르타 법무부 청사(Graha Pengayoman)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적법 개정안의 추진 배경과 핵심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수프랏만 장관은 “개정 법안은 이미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되었으며, 향후 대통령 서한(Surpres)이 발급되어 하원(DPR)으로 이송될 예정”이라며, “하원이 이에 동의할 경우 정부는 본격적으로 제한적 이중국적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이 제도가 전면적인 복수국적 허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한적 이중국적’이란 국가의 필요에 따라 철저히 선별된 소수에게만 예외적으로 복수국적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수프랏만 장관은 “예를 들어 원자력 분야의 최고 권위자,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 혹은 국가 안보와 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화학 분야 전문가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따라서 아무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아니며, 오직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에게만 국한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복수국적 지위는 무분별한 개인의 신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정부 부처나 공식 기관의 제안을 통해서만 검토될 수 있다.
◆ 해외 유출 인재 잡고,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처럼 급격한 정책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뛰어난 전문성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도네시아 국적 포기를 망설이는 해외 디아스포라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기 위해서다.
수프랏만 장관은 “우리는 뛰어난 인재들을 최대한 국가 품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현재 원자력, 화학, 의학 등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 활약하는 많은 디아스포라가 한국이나 서구 국가 등지에서 활동하며 기존 국적을 포기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제안을 통해 국가적 이익을 위한 디아스포라의 소중한 기여를 사장시키지 않고, 그들의 재능을 국가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 논의에서는 제3국에서 인도네시아 국민과 외국인 사이의 혼인으로 태어난 다문화 가정 아동의 국적 문제 등 현실적인 제도적 사각지대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프랏만 장관은 “인도네시아 국적이 있는 여성이 타국에서 외국인과 결혼해 제3국에서 출산한 자녀의 국적 상태 등 다문화 가정 자녀를 둘러싼 복잡한 법적 과제들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 헌법 위배 논란 선제 차단… 향후 하원 논의에 이목 집중
일각에서 제기되는 위헌 논란에 대해 수프랏만 장관은 1945년 헌법(UUD 1945)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역사적으로 복수국적을 채택한 전례가 없어 이번 시도가 매우 새롭지만,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헌법에 저촉된다면 정부 차원에서 애초에 제안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전문 분야와 직군이 제한적 이중국적 취득 대상에 포함될지에 대한 세부 시행령이나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는 향후 국가적 수요와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수프랏만 장관은 “세부적인 대상과 범위는 추후 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대원칙은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고, 국가 전반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인재여야 한다는 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행 인도네시아 공화국 국적법(2006년 제12호 법률)에 따르면, 복수국적은 인도네시아 영토 밖에서 인도네시아인과 외국인 사이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에게만 예외적이고 일시적으로 허용된다. 이마저도 해당 자녀가 만 18세에 도달하거나 성인이 되어 결혼하는 시점에는 하나의 국적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이처럼 철저한 단일국적 기조를 유지해 온 인도네시아가 국가 전략 인재를 위해 제한적 이중국적 카드를 꺼내 듦에 따라, 향후 인도네시아 하원(DPR)에서 진행될 입법 논의 과정은 국내외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프랏만 장관은 “이 규정은 현재 정부 차원의 새로운 제안 단계에 불과하며, 우리는 이에 대한 하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파격적인 국적법 개정 시도가 해외 우수 인재들의 유입을 촉진하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향후 정국 운영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비즈니스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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