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잦은 코피

신농씨한방병원

코피는 주로 어린아이나 청소년기에 많이 보이는데요, 그래서 대개의 부모들은 아이가 자다가 흘린 코피로 인해 이불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코피는 좌우 비강(콧구멍)을 나누고 있는 콧속의 물렁뼈인 비중격 앞쪽의 혈관들이 충격 등의 이유로 터져서 발생합니다.

비점막 혈관 분포의 특징은 몇 개의 주요 동맥으로부터의 혈관이 비중격의 앞쪽에 집중하여 그물 같은 망을 형성하는 것인데, 쉽게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이어서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 이곳에서 출혈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중격 부근의 점막은 유난히 약하며 그 밑으로 단단한 연골과 붙어있으므로 조그마한 외상이나 염증에 의해서도 쉽게 코피가 납니다.

어린이들이 간혹 한번씩 흘리는 코피는 코 부위를 압박하는 응급 조치로 간단히 지혈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코피가 멈추지 않거나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코피를 흘릴 경우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코피가 자주 나게 되는 몇 가지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이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의한 것입니다.

습관적인 코 후비기나 문지르기 등이 콧속 점막을 자극하여 코피를 쏟게 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평소 열이 많아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속열이 많은 아이의 경우 비점막이 쉽게 터지면서 코피를 자주 쏟게 됩니다.

현대의학적으로 성장기 아이들은 몸 안의 대사 기능이 활발하기 때문에 혈액 순환 또한 빠르며 그 만큼의 산소 소모량도 많아 코에서 걸러내는 공기량 역시 많아지므로 코에서 충혈이 자주 생기는 경우입니다.

셋째, 평소 만성 비염이나 알러지성 비염이 있는 아이여서 다른 아이보다 코 점막이 약해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출혈을 하는 경우입니다.

넷째, 코점막이 건조한 경우입니다. 코피는 특히 건조한 철에 빈발하는데, 이는 비강이 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비강은 60%정도의 습도가 유지되어야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 안의 습도는 20∼30%인 경우가 많으며, 이때는 코점막에 딱지가 앉게 됩니다.

코점막에 딱지가 생기면 숨쉬기가 거북해 무의식중에 손으로 딱지를 떼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점막에 상처가 생겨 코피가 나는 것이지요.

다섯째,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찬 아이인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배에 더운 찜찔만 해 줘도 코에 몰려 있던 혈액이 배로 내려오면서 몰려있던 혈액이 많이

풀어지며 코피가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드물게 백혈병이나 혈우병, 악성빈혈, 혈소판감소증 등의 혈액질환 때문일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쉽게 지혈이 되지 않으며 피부에 보라색 반점이 나타나거나 멍이 잘 들고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코피를 예방하려면 우선적으로 코피가 나는 흔한 원인들을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코피는 주로 손가락에 의한 외상으로 발생하므로 최대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고, 감기나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다면 이를 잘 조절하여서 비점막의 염증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온도의 차이나 너무 건조한 환경은 비점막을 건조시키거나 혈관에 영향을 주어 코피를 나게 할 수 있으므로, 항상 집안이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 집안 공기가 잘 환기되고 있는지 잘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의 활동량이 지나치지 않은지, 체질적으로 코와 관련된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판단하여 이에 맞는 처치를 해야 합니다.

한의학적으로 코피는 호흡기인 폐(肺)에 열이 뭉치거나, 소화기인 위(胃)에 축적된 열이 위로 오르는 경우, 평소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된 경우, 기혈이 부족하여 혈액의 흐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는 그 원인에 따라 열을 내리고 부족한 기능을 보충하는 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를 통해 코피가 자주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여 재발 방지 뿐 아니라 아이의 체력과 면역력 강화를 통해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특히, 땀이 많은 아이나 비염증상이 있는 아이, 아랫배가 찬 아이의 경우는 한의학적인 접근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덧붙여서, 코피가 날 때는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콧구멍에 솜을 넣고 손가락을 이용하여 코의 앞부분에 압박을 주어 지혈을 하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코 주변이나 목 뒷부분을 차가운 물수건으로 냉찜질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화(火)의 기운을 가진 장기인 심장 경락이 지나는 새끼손가락 맨 끝 마디를 지압을 해주면 지혈이 빨리 되는데, 코피 나는 부위와 같은 쪽 손가락을 지압해주면 됩니다.

간혹 코피가 날 때 머리를 뒤로 젖혀 뒷덜미를 두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코피가 식도뿐만 아니라 기도로 넘어갈 위험성이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저작권자 ⓒ한인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 사전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