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봄에게

봄이네
몸이 말했다

그래도 봄인데
몸의 시계는 봄을 가르킨다는데
지붕 위 야자수와 뜰 가장자리
수놓고 있는 붉고 노란 꽃은 고개를 젓는다

개나리 피었겠다
고향집 언덕길이 노란 터널이 되는 이맘때
그 길을 한사코 마다하는 몸
내 마음을 주저앉혔던 봄날들

마른 밥 풀떼기 몇 개 매달린 줄기
치렁치렁 개나리의 현란한 기억
꽃 진 날이 달력에 줄 그은 모양
내 몸에 지문이 남았나

꽃가지 보이지 않는 문신이 언제
속살에 파고들어
그때 놓쳐버린 꽃 여기서 피우려나

건기의 햇빛 따가운 자바의 골짜기
잊었던 봄이 피우는 몸살 앓는다

 

시작 노트:

여기 “건기의 햇빛 따가운 자바의 골짜기”에서 “잊었던 봄이 피우는 몸살 앓는” 시인이 있습니다. 건기와 우기라는 여섯 달 만에 바뀌는 계절은 지난 계절을 아주 잊게 하지만 우리 몸은 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른 밥 풀떼기 몇 개 매달린 줄기/ 치렁치렁 개나리의 현란한 기억 /꽃 진 날이 달력에 줄 그은 모양/ 내 몸에 지문”으로 남아 있으리라. 기억의 지문으로 남아 있는 봄, 봄을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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