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라자암팟 니켈 광산 논란 확산… 대통령 직접 개입 촉구

▲서파푸아주의 세계적 해양 관광지인 라자암팟 군도가 니켈 채굴로 파헤쳐진 모습.[그린피스 인도네시아 페이스북 캡처]

인도네시아의 ‘마지막 비경’으로 불리는 남서파푸아주 라자암팟(Raja Ampat)의 니켈 광산 개발 논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 지역의 환경 파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역 출신 상원의원이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남서파푸아를 지역구로 둔 파울 핀센 마요르 상원의원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라자암팟은 제 지역구이며, 이곳의 환경 보존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프라보워 대통령께서 이 사안에 직접 개입해 단호한 조치를 내려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마요르 의원은 현행 ‘광물 및 석탄 채굴에 관한 법률(UU Minerba)’에 따라 모든 광산 인허가 권한이 중앙정부에 귀속되어 있어, 지방정부가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허가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는 만큼, 책임 역시 중앙정부에 있다”며 지방정부에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연안 지역 및 소규모 섬 관리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라자암팟과 같은 소규모 섬에서의 광업 활동 자체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률은 소규모 섬의 활용을 관광, 보존, 연구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요르 의원은 광산 개발 배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호 세력’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통령이 이를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중앙정부도 일부 조치에 나섰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라자암팟 가그(Gag)섬에서 조업 중인 PT Gag Nikel의 활동을 현장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임시 조치만으로는 지역 사회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광산 개발 논란은 이미 지역 경제의 핵심인 관광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라자암팟의 대표 관광지 피아이네모(Piaynemo)섬의 한 관광 사업자는 “광산 문제가 불거진 이후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며 “하루 500명에서 1,000명에 이르던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은 니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양 오염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만약 가그섬의 광산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라자암팟의 다른 섬들 역시 연쇄적으로 개발 위협에 놓일 것이라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가자마다 대학교의 파흐미 라디 에너지 전문가는 “한번 훼손된 지질공원의 생태계는 채굴 후 복원 작업으로도 결코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며 해당 지역의 광산 허가를 영구적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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