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 이후 줄곧 적자…올 1분기 순이익 300억원
고강도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반전 시도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KB뱅크가 지난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KB뱅크가 공개한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이 은행은 올해 1분기 3521억 루피아(약 300억원)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당기순손실 8270억 루피아·700억원)보다 약 1조2000억 루피아(약 600억원) 늘어난 실적이다.
KB뱅크는 지난 2018년 7월 현지 자산기준 20위권 안에 드는 상업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2020년 7월과 8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KB뱅크는 중견은행을 인수 이후 부각된 부실채권 문제로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면서 국민은행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이 은행이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2분기(1626억 루피아), 2022년 3분기(6920억 루피아), 2024년 3분기(4453억 루피아), 그리고 이번 1분기로 총 네 번뿐이다.
특히 올해 1분기 흑자는 몹시 고무적인 결과다.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1분기에 흑자를 달성한 것은 처음인 데다 지난해 4분기 적자로 전환한 지 1개 분기 만에 다시 흑자를 일궜기 때문이다.
■ 1분기 흑자 전환 배경은?
실적 개선을 이뤄낸 첫 번째 비결은 불필요한 비용 절감이다. 국민은행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전인 2019년 말 부코핀은행의 지점 수는 410개(본점 포함)였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90개는 유통점포 등과 제휴한 공과금납부처리소, 대출 등 핵심 업무가 불가능한 현금사무소였다.
KB뱅크는 이처럼 지점으로 보기 어려운 곳을 모두 폐지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점 수는 173개로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지만 모든 지점에서 대출 등 주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B뱅크의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2조260억 루피아를 기록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인 2020년 말(2조8028억 루피아) 대비 27.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인건비는 1730억 루피아로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2219억 루피아)보다 22.1% 줄었다.
지점 효율화를 꾀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도 박차를 가했다. 고객 수요는 많지만 수익성이 크지 않은 현금출납 등 기본 금융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바일뱅킹 앱 KBstar를 활용해 지난해부터 현지체인인 인도마렛 점포(2만1000곳)에서 ‘카드 없는 현금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대폭 변화를 줬다. 기업대출 위주였던 대출채권 구성에서 가계대출 성과를 끌어올린 것이다.
기존 부코핀은행은 자산을 주로 대출채권에 편중해 운영했으며,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자산의 76% 수준으로 높게 유지했었다.
그러나 가계대출에 공을 들이면서 2023년 말 12조4600억 루피아였던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14조7500억 루피아로 18.4%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15조6300억 루피아에서 11조6200억 루피아로 급감했다. 이에 기업대출 비중도 71% 수준으로 낮아졌다.
가계대출 확대 전략은 자산건전성 확대 측면에서도 유효했다.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장기화, 글로벌 무역갈등 부각으로 현지기업에 대한 여신은 리스크가 높고 수요 역시 크게 위축된 상태여서다.
KB뱅크는 수익성이 크지만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줄이고 가계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으로 투입된 자산은 2019년 말 약 9조 루피아에서 지난해 말 22조 루피아로 급증했다.
이는 보수적인 기업대출 취급에 따른 관련 자산 축소에 대응하고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였다.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노력에 따라 실제로 수익성·건전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2023년 말 0.78%에서 2024년 말 1.31%로 회복됐으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같은 기간 9.56%에서 9.06% 개선됐다.
다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이 많다. 수익성·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OJK)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은행의 NIM은 4.60%, NPL비율은 2.08%다.
은행권 관계자는 “KB뱅크가 그동안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인식한 시점은 보통 2분기, 4분기였다”며 “다음 분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연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겠지만 2분기에 다시 적자로 간다면 올해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인사이트코리아(https://www.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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