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들, 민주주의 발전 양상 ‘천차만별’

▲경제학자 인텔리전스 유닛(EIU) 민주주의 지수(DI) 분석

말레이시아·동티모르 약진 대비 일부 국가 퇴보 심각
아세안 지역 민주주의 수준 편차 커

2006년부터 매년 발표되는 경제학자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 DI)는 160개국 이상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 국가들의 민주주의 발전 양상은 국가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동티모르는 지난 18년간 DI 지수가 눈에 띄게 상승하며 민주주의 강화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책 개혁과 시민 참여 확대를 통해 민주주의 기반을 탄탄히 다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동티모르의 경우 독립 이후 꾸준한 민주주의 제도 정착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아세안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는 같은 기간 DI 지수 상승폭이 2%에 그쳤다. 투명성, 법치주의, 정치적 권리 보장 등의 측면에서 개선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는 높은 인구와 다양한 이해관계, 그리고 지속적인 지역 분쟁 등의 요인으로 인해 민주주의 제도의 완전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의 국가다. 이들 국가는 EIU 보고서에서 ‘권위주의 체제’로 분류되며, 정치적 자유와 시민 권리의 심각한 침해가 지적되었다. 특히 미얀마의 경우 2021년 쿠데타 이후 민주주의 후퇴가 급격하게 진행되었고, 그 외 국가들 또한 정치적 탄압과 언론 통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세안 국가들의 민주주의 발전 양상은 지역 내 민주주의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 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아세안 국가 간의 협력과 상호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세안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도 민주주의의 발전과 제도적 확립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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