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시연 세계한류학회장 “한류 확산서 타문화 교류 중요”

문시연 세계한류학회장. 사진 연합뉴스

“한류가 다른 문화를 만나 어떻게 자리 잡는지 산업과 문화·사회적인 측면을 두루 살펴보려고 합니다. 한류의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문화와의 교류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문시연(59) 세계한류학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24∼2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서 개최하는 ‘제11회 세계한류학술대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 회장은 “그간 한류를 이야기할 때 수익 창출 등 산업적·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이제는 상호 교류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대회 주제를 ‘한류 인 모션’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문화나 미국 할리우드의 영향으로 타국에서 유사한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한류도 그런 모델이 돼야 한다”며 “카자흐스탄 큐팝, 인도네시아 인디팝 등 K팝의 영향을 받은 문화가 생기는 게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문 회장은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류 연구 학자, 문화예술인, 문화산업계 인사 등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류의 움직임, 한류 속 여성 서사, 미국과 유럽 내 한류 팬들의 교류 등을 소주제로 한 10개 세션을 구성할 계획이다.

기조연설자로는 미디어 연구자이자 유명한 ‘팬덤’ 학자인 헨리 젠킨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 영국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한국계 로잘리 킴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대회를 계기로 방한하는 한류 전문가들이 한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필드 트립’도 계획하고 있다”며 “발전한 한국 문화와 산업을 생생하게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세계한류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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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회장은 K드라마와 한국 영화, K팝 등에서 여성 서사와 블랙핑크·뉴진스 등 걸그룹의 약진, 여성 중심의 팬덤 문화를 언급하면서 최근 한류 경향에 대해 분석한 의견도 전했다.

그는 “한국의 대중문화는 과거 식민지 경험, 가난, 전쟁, 분단, 압축적 성장의 부작용 등을 동시대의 다양한 문화 장르와 일상에 녹여서 표현하고 있다”며 “한류는 ‘한국식 서사’를 확장해 가며 세계인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류 콘텐츠가 여성 소비자의 관점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해 한류가 성공할 수 있었다”며 “식품, 미용, 패션 등으로 한류 확장이 이뤄지는 것도 팬덤을 구성하는 대부분이 여성이며, 여성 중심의 기호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이기도 한 문 회장은 장윤금 현 총장, 이숙희 교수 등과 차기 총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교수·학생·직원·동문 등이 참여하는 직선제 선거는 오는 10∼11일 진행된다.

문 회장은 “총장으로 선출되면 숙명여대를 한류 중심 대학으로 만들겠다”며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고, 해외 학자들을 방문 교수 등으로 초청해 글로벌화 지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류는 인문·사회 분야를 비롯해 미디어, 경영·경제, 기술 등 모든 학문이 들어올 수 있는 완벽한 플랫폼”이라며 “아직은 ‘한류학’이 생소하지만, 누구나 관심을 갖고 연구할 수 있게 관련 수업을 개설하고 장기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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