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임박설과 중국경제위기로 신흥국 위험수위
미국 금리인상 임박설과 중국경기 둔화라는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7일 외환시장은 곤두박질했다.
지난 7일 달러당 원화는 1,202원, 루피아화는 14,278루피아로 떨어졌다.
이는 중국이 전승절 연휴를 마치고 4일 만에 문을 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특별한 경기부양책이 없자 전 거래일보다 2.52% 내린 3,080.42에 거래를 마쳤다.
7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중국발 경제 위기는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에 이미 옮겨붙었다.
지난달 8월 11일 중국의 깜짝 위안화 평가절하로 신흥국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치솟은데다 원자재 수출이 급감하면서 재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우선 중국과의 원자재 교역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는 당장 수출과 경제 성장률이 급속히 떨어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대중 수출의존도가 10%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국의 수요가 줄면서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 올 7월엔 -19.2%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4.7%에 머물렀다.
실물경제와 투자여건이 악화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경상수지 적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은 반면 외화유동성이 부족해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지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로 평가한 채무 상환 부담이 증가해 실적 악화 및 신용도 저하로 이어져 앞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신흥국 기업들은 달러화 부채를 현지 통화로 전환하는 등 대응책을 서두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통신회사인 XL액시아타는 달러화 부채의 일부를 루피아화로 차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시아 주요 기업의 신용도 리스크를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8월 하순 세계적인 주가 하락을 계기로 급등했다. 기업의 파산에 대비한 보험금에 해당하는 CDS프리미엄은 8월 말 현재 1개월 전에 비해 20% 가까이 뛰어오른 상태다.
중국발 경제 쇼크 등으로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네시아가 세계 경제불안에 맞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밝혔다.
2일 안타라통신 등 인도네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를 만나고 나서 “그들(IMF)은 우리가 그것(세계경제 불안)에 대한 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IMF총재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과 IMF의 합동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동안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으며,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사회간접자본투자 확대 등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다른 나라들에 불리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IMF가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7일 지난 8월 말 기준 외화보유액이 1천53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말 1천75억5천만달러에 비해 2%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BI는 정부의 대외부채 지급으로 인해 외화 수요가 증가했고 자국통화인 루피아화 가치 안정을 위해 외화보유액을 사용함에 따라 외화보유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8월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고용지표가 개선세를 유지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연준은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하기에 신흥국화폐가치는 운명의 날을 열흘 앞두고 있다. (언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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