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자바 2위 투자액 기록… 노동 집약적이지 않고 자본 집약적 산업 구조가 원인
서부 자바주의 핵심 산업도시 까라왕군이 2025년 상반기 30조 루피아를 돌파하는 막대한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나, 정작 지역 고용 창출 효과는 미미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규모 공장들이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청년들은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까라왕군에 유입된 투자액은 총 30조 2,400억 루피아에 달했다.
이는 서부 자바주 내에서 브카시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까라왕의 산업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다.
까라왕 투자·원스톱통합서비스청(DPMPTSP)의 바수키 라흐맛 청장 대행은 “이번 성과는 국내 투자(PMDN)와 외국인 직접 투자(PMA)가 조화롭게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투자활동 보고서(LKPM)상의 공식 집계액은 30조 2,414억 루피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화려한 투자 실적의 이면은 어둡다. 막대한 자본이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까라왕군에서 새롭게 창출된 일자리는 12,209개에 그쳤다.
이는 투자 규모가 더 작은 브카시시나 보고르군보다도 낮은 수치로, 투자의 고용 연계 효과가 현저히 떨어짐을 보여준다.
이러한 ‘투자와 고용의 불일치’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2024년 까라왕의 총 투자액은 68조 루피아로, 2023년(42조 1,000억 루피아)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신규 고용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이처럼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자, 투자의 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까라왕에 유입되는 투자가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 아닌, 자동화 설비와 첨단 기술에 의존하는 자본 집약적 산업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까라왕 노동청 관계자는 “까라왕에 진출하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은 최신 기계와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인력 흡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적인 자동차, 전자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밀집한 까라왕 산업단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끌라리 지역 출신의 직업고등학교 졸업생 데니 씨는 “수십 곳의 공장에 이력서를 냈지만, 경력직을 선호하거나 내부 추천 채용이 많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며 “마치 안갯속에서 사냥하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중앙통계청(BP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까라왕의 공식 실업률은 8.04%에 달하며, 실업자 대다수는 데니 씨와 같은 고등학교 및 직업고등학교 졸업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기업 본사 차원의 중앙 집중식 채용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기술과 졸업생 역량 간의 불일치 ▲채용 정보의 투명성 부족 등이 지역민의 취업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까라왕군 정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 정부는 지역 인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 수요에 맞춘 직업 훈련 시스템을 개편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채용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행정 개입을 약속했다.
투자의 성공이 단순한 금액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까라왕군 정부가 고용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의 온기’가 지역 사회 전체에 확산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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