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한인포스트]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인도네시아 시장 재분류 검토 착수 여파로 인도네시아 증시가 사상 초유의 폭락 사태를 맞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입법부가 금융당국과 증권거래소를 직접 방문해 고강도 체질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수프미 다스코 아흐마드(Sufmi Dasco Ahmad) 인도네시아 하원(DPR) 부의장은 2026년 10월 16일(금) 자카르타 소재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를 전격 방문하여 긴급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다스코 부의장은 이 자리에서 BEI와 금융감독청(OJK)을 향해 MSCI를 비롯한 글로벌 평가기관의 지적 사항을 전면 수용하고,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단순한 격려 방문을 넘어 입법부와 금융당국, 사법기관 수뇌부가 총집결한 비상 대책 회의의 성격을 띠었다. 현장에는 프리데리카 위디사리 데위(Friderica Widyasari Dewi) OJK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로산 로에슬라니(Rosan Roeslani) 투자부 장관 겸 투자관리청(BPI) 다난타라 최고경영자(CEO), 수유디 아리오 세토(Suyudi Ario Seto) 경찰청장 등 경제·안보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했다.
하원, 당국에 ‘구조 개혁 완수’ 압박… “글로벌 기준 부합해야”
다스코 부의장은 회의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원의 지속적인 감시와 개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하원은 일상적인 감독 임무를 수행하는 헌법 기관으로서 이미 유관 부처 및 기관과의 조율을 마쳤다”며 “그동안 증권시장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를 예의주시해 왔으며, 모니터링을 거듭한 끝에 거래소 측에 강도 높은 지속적 개선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체질 개선 작업은 글로벌 투자 지수 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MSCI 등 국제 금융기관들의 우려와 의견을 철저히 반영해 진행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스코 부의장은 당초 2026년 11월로 예정되어 있던 MSCI의 정례 검토 일정보다 발표가 앞당겨진 점을 짚으며,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음에도 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 방어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거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만 글로벌 투자 유치 경쟁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OJK, “자본시장 사상 최대 규모 개혁 진행 중”… 이상 급등주 정밀 조사
금융당국 또한 시장의 불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리데리카 위디사리 데위 OJK 이사회 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 OJK는 자율규제기관(SRO)들과 공조하여 인도네시아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개혁안은 이미 지난 2026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겨진 상태다.
프리데리카 의장은 “주식 소유 공시 기준을 기존 5%에서 1%로 대폭 강화해 소유 구조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투자자 분류 체계를 9개 군에서 39개 군으로 세분화했다”며 “이와 함께 단계적인 유동주식비율(free float) 상향 조치 등을 단행함으로써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가시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단호한 대처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프리데리카 의장은 “규제 집행력 담보가 핵심 과제임을 잘 알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다수의 행정 제재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으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DSSA, BRMS, CUAN 등 3개 주요 상장사에 대해서는 하산 파우지(Hasan Fawzi) OJK 자본시장 감독 담당 집행이사를 통해 철저한 조사 경과와 후속 조치를 상세히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MSCI의 기습 발표와 관련해서는 “오늘 아침 전해진 조기 발표에 대해 당혹스러움 속에서도 그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오늘 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MSCI의 발표에 떠밀려 급조된 것이 아니라, 수개월 전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면밀히 준비해 온 정규 프로세스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IHSG, 개장 직후 8% 폭락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장중 10%대 붕괴
이날 인도네시아 증시는 그야말로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2026년 10월 16일 개장 직후 종합주가지수(IHSG)는 전 거래일 대비 469.86포인트(8.01%) 폭락한 5,393.92로 출발했다. 지수의 유례없는 수직 낙하에 거래소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0분간 전 종목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거래 정지(서킷브레이커·Trading Halt) 조치를 전격 발동했다.
그러나 패닉 셀링(공황 매도)은 진정되지 않았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지수는 낙폭을 더욱 키웠다. 결국 1부 장 마감 시점에 IHSG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630.78포인트(10.76%) 곤두박질친 5,233.00을 기록하며 증시 역사에 남을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폭락의 직접적인 뇌관은 MSCI의 ‘강등 경고’였다. MSCI는 2026년 6월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의 접근성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가 분류를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CI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현행 신흥시장(Emerging Market)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를 독립시장(Standalone Market)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격하될 경우,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대규모 유출이 불가피해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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