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위·강달러 이중고… 루피아 환율, 16,400선 위태로운 줄타기

8월29일 시위 이후로 루피아화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9월2일 현재 루피아화 환율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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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CE 물가지표 발표 앞두고 시장 경계감 최고조… 연준 금리 향방에 촉각

16,300루피아에서 16,500까지 급등….국내 정치 불안, 투자 심리 위축시켜 환율 변동성 키울 우려

미국발(發) 거시 경제 지표의 향방과 인도네시아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맞물리면서 루피아화 환율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격화된 전국 시위 사태가 루피아화 가치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폭력 시위가 시작된 지난 8월 29일에는 달러당 16,300루피아가 16,500루피아까지 급등했다.

시위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이후 루피아화 환율은 미화 1달러당 16,400루피아 선을 중심으로 위태로운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5년 9월 2일 VOI(보이스오브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외환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숨을 죽이고 있다. 해당 지표의 결과에 따라 글로벌 달러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이는 신흥국 통화인 루피아화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HFX 국제선물거래소의 수토포 위도도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모든 시선은 미국의 PCE 데이터로 쏠려 있다”고 진단하며, “만약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명확히 나타나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난다면, 이는 달러화 약세를 유발해 루피아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에 단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기조가 힘을 얻고 있어, 이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의 시나리오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위도도 대표는 “데이터가 여전히 견고한 미국 경제와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시사할 경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며 “이는 달러 인덱스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져 루피아화 가치를 16,500루피아 선 너머로 밀어낼 수 있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며 루피아화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대외적인 악재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부의 정치적 리스크 역시 환율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발생한 폭력 시위 사태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날(1일) 루피아화가 기술적 반등에 힘입어 소폭 강세로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잠재적 ‘시한폭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카르타 외환 시장 전문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본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정치적 불안은 예측 불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며, “시위 사태의 전개 과정과 정부의 대응 능력은 루피아화의 단기적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미국 경제 지표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정세가 안정되지 않는 한, 긍정적인 외부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루피아화 가치 상승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시장에서는 BI가 루피아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BI의 개입 강도와 시점이 환율의 지지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안전판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대내외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2일 루피아화 환율이 미화 1달러당 16,400루피아에서 16,500루피아 사이의 넓은 범위에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과 인도네시아의 정치적 안정이라는 두 가지 핵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향후 루피아화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 데이터에 따르면 전날인 9월 1일 자카르타 현물시장에서 루피아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9% 상승(루피아 가치 상승)한 달러당 16,419루피아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고시하는 자카르타 은행 간 현물 달러 환율(Jisdor)은 0.01% 소폭 하락(루피아 가치 하락)한 16,463루피아를 기록하며 시장 내 혼조세를 반영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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