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WWF)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협정에 잔류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입장이다.
이르판 바크티아르 WWF 인도네시아 기후 및 시장 전환 프로그램 국장은 13일 발리 데나파사르 사누르에서 열린 국제 팜유 및 환경 회의(ICOPE) 2025에서 “인도네시아가 미국의 탈퇴를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며, 파리 협정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입장이 2015년 195개국이 합의한 파리 협정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도네시아는 기후 변화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이며, 미국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르판 국장은 미국이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인도네시아의 노력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파리 협정에서 탈퇴하면 협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며, 보전 운동가로서 미국의 탈퇴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미국의 탈퇴는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JETP)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 프로그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JETP는 2022년 발리 G20 정상 회의에서 합의된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약속으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앞서 바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장관은 미국의 파리 협정 탈퇴와 금융 기관의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투자 위축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신규 및 재생 에너지 개발 운명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면서도, 환경의 질 유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신규 에너지 및 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의지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의 파리 협정 잔류 지지는 산림부에서도 나왔다. 하심 조조하디쿠수모 대통령 기후 및 에너지 특별 사절이 미국의 탈퇴 후 협정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림부는 자카르타의 기후 협정 참여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심 특별 사절은 “미국이 국제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데, 왜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가 준수해야 하는가?”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후 변화 통제 및 탄소 경제 가치 관리 담당 차관은 “인도네시아는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반박하며, 파리 협정 및 기타 기후 협정의 서명국으로서 인도네시아가 얻는 “혜택”을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기후 변화 완화 노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UN)은 지난 1월 28일 미국으로부터 파리 기후 협정 탈퇴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았다고 확인했다. 미국은 2026년 1월 공식적으로 협정에서 탈퇴할 예정이다.
파리 협정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은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고, 가급적 섭씨 1.5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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