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공동체 구축위해 모국과 공동노력 강조… 동포청 자리매김과 공적 가치 강조도
이상덕(64) 신임 재외동포청장이 3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포청 본청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주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하던 이 청장은 지난 25일 제2대 청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청장은 이기철 전 청장과 동포청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재외동포사회가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을 위해 모국과 공동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우선 출범 1년 동안 신생 동포청이 거둔 성과를 거론하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청장은 출범 후 1년여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임 이기철 청장이 이끈 동포청이 재외동포정책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계획을 마련하는 등 동포정책의 기초를 이루고 외연을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또한 동포청이 한글학교 지원 등 재외동포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와 세계한인회장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내실있게 다졌다면서 이기철 전 청장과 직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동포청의 ‘자리매김’이 먼저… 직원은 ‘공적 가치’에 충실해야”
이어 이 청장은 신생 동포청이 안고 있는 과제를 지적하면서, 재외동포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제시 보다는 동포청의 ‘자리매김’과 ‘역량 키우기’에 주력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청장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불가피하게 모였지만, 내부적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원팀의 조직문화 체계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라면서 “동포청이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을 지향한다면, 동포청 자신이 그러한 과제를 이행할 조직문화와 역량을 스스로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청장은 직원들에게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공적 가치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조적.창의적 사고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라면서 “일을 위한 일을 과감히 탈피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다양한 구성원 들로 급조된 직원들이 복지부동의 자세를 지양하고 능동적 자세로 임해달라는 요청이다.
이 청장은 취임사 막판 ‘동포들에 대한 인사’에서 이민역사를 요약한 후, 현재의 재외동포들의 위치와 나아갈 길을 밝혔다. 다분히 의도가 담긴 ‘인사’로, 이날 취임사의 방점을 찍고자 한 것이었다.
“재외동포, 모국과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로 발전”
이 청장은 1902년 제물포항에서 출발한 사탕수수 노동자, 일제시절 만주와 사할린 이주자는 물론, 고구려와 백제의 유민까지 소환해 냈다. ‘한인 디라스포라’가 어떤 존재였고, 앞으로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 청장은 고난과 아픔으로 점철되어 온 이민 역사 때문에 우리의 재외동포정책은 본국과의 민족적, 감성적 유대에 촛점이 맞추어져 왔다고 진단한 다음, “동포사회는 더이상 모국의 종속변수가 아니”라면서 “이제는 경제적으로도 모국과 도움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역량으로 성장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재외동포사회의 위상 변화가 세계 한민족의 총체적 역량 확대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모국과 동포사회의 연대를 통한 역량 결집과 확대가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결국 그는 현재의 동포사회가 여러 면에서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에, 모국과의 관계가 재설정되어야 하고, 자신은 이에 걸맞는 동포정책을 수립.추진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결의를 인사 형식을 빌어 쏟아낸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 청장은 복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는 세계 상황을 언급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새로운 도약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기대에 어긋남이 없는 동포청이 되도록 몸을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 청장은 1988년 외무고시(22회)를 통과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이후 주일.주중 대사관 공사참사관, 주싱가포르대사, 외교부 동남아과장, 동북아시아국장, 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지냈다. 이 청장은 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와 미국 조지아주립대(GSU)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명곤 기자/세계한인언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