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인형극 와양 쿨릿

JIKS 10 정아린

와양 쿨릿은 10세기경 힌두교가 인도네시아에 전파되며 시작된 인형극이자 극에서 사용되는 인형 그 자체이기도 하다.

자와어로 와양(Wayang)은 그림자를 뜻하고 쿨릿(Kulit)은 피부를 뜻하는데, 이 단어들은 와양 쿨릿이 그림자극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빈 공간에 물체를 두고 빛을 가까이했다가 멀리 두면 그림자도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특징을 살려 관객과 인형 조정자의 사이에 하얀 스크린을 두고 빛을 비추고 인형을 움직이며 공연을 한다.

인형을 움직이는 사람을 달랑(Dalang)이라고 부르는데 한 극에 딱 한 명의 달랑만 참여한다. 달랑은 인형을 움직이며 적절한 때에 맞춰 효과음을 직접 내기도 한다.

또, 공연에서 연주되는 악기로는 가믈란(Gamelan)이 있는데 두 명 이상의 반주자가 가믈란을 연주하며 극의 소리를 채워준다.

극은 보통 고대 인도의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 같은 유명하고 웅장한 서사시를 달랑이 각색하고 전개하여 만들어진다.

와양 쿨릿은 그림자극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있다. 물소의 가죽으로 인형의 몸체를 만들어 세부적인 조각을 하고 선명하게 채색을 한다.

인형에 달린 조정을 위한 막대 또한 물소의 뿔로 만들어진다. 조금 특이한 점은 세부적인 조각과 색이 보이지 않는 그림자극인데도 인형을 정교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이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는 흑백의 현실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와양 쿨릿 공연은 저녁부터 새벽까지라는 아주 긴 시간을 계속하는 공연이며 약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등장인물 간의 갈등, 싸움, 해결로 나뉘는데 무척 긴 내용을 달랑 혼자서 구상하고, 공연해야 하므로 아주 힘든 작업이지만 그만큼 멋진 결과물이 있기에 한 번쯤은 공연을 감상해 보는 것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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