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TSB “분리된 벽체, 제대로 고정됐는지 아직 알 수 없어”
보잉 주가 하루새 8% 급락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차세대 여객기 라인인 737 맥스9가 비행 중 동체에 구멍이 나는 황당한 사고를 일으키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 사고로 위험을 무릅쓰고 비상착륙을 감행해야 했던 알래스카 항공은 물론 다른 항공사의 737 맥스9 여객기에서도 느슨하게 조여진 볼트 등 문제가 확인되면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전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기에서 떨어져 나간 객실 벽체가 제대로 부착돼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NTSB 소속 기술자인 클린크 크룩생크스는 “수직상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볼트 4개를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 “그것들이 (제자리에) 있었는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일 177명을 태우고 포틀랜드를 출발한 알래스카 항공 1282편은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기체 측면에서 ‘도어플러그’로 불리는 모듈식 부품이 뽑혀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창문과 벽체로 이뤄진 도어플러그는 더 많은 좌석을 배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상구를 막는 데 쓰이는 일종의 덮개다.
이후 알래스카 항공은 본격적인 검사를 앞두고 자사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 65대 중 일부에서 부품 결합이 느슨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항공과 마찬가지로 보잉 737 맥스9 여객기를 다수 운용하는 유나이티드 항공도 자체 조사 결과 79대 가운데 약 10대에서 도어플러그의 볼트가 충분히 조여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NTSB에 따르면 보잉 737 맥스9의 도어플러그는 수직이동을 억제하는 볼트 4개에 더해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된 12개의 고정용 부품으로 동체에 단단히 결합하게 돼 있다.
NTSB 기술자 크룩생크스는 “문이 위로 움직이면서 고정장치에서 분리됐고, 이로 인해 (고정용) 부품들이 파손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알래스카 항공 1282편은 기내 압력이 급감하고 산소 마스크가 내려오는 등 급박한 상황에도 극적으로 회항하는 데 성공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7일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항공기 171대의 운항을 일시 금지하고 긴급 안전 점검을 지시한 상황이다.
이번 사고로 보잉의 737 맥스 계열 항공기의 안전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에도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737 맥스8 여객기가 잇따라 추락해 346명이 사망하고 20개월간 해당 기종의 운항이 금지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도어플러그가 떨어져 나간 알래스카 항공 소속 여객기는 737 맥스9로 추락 사고가 났던 737 맥스8 여객기와는 다른 기종이지만 이번 사고로 제조상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보잉 주가는 8일 하루 동안에만 8%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려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보잉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의장은 당장은 사고기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더 폭넓은 범위의 안전 권고를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FAA는 객실 좌우 비상구 덮개와 출입구 부품, 결속장치 등에 대한 강화된 검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보잉 737 맥스9의 운항 금지 조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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