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연구팀 “프레온 금지 후 오존 계속 감소한 듯…지속적 감시 필요”
남극 상공 오존층이 프레온가스(CFC) 등으로 심각하게 파괴됐다가 회복 중이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오존 파괴가 계속돼 왔으며 특히 오존층 중심부의 오존량이 20년 전보다 2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 안니카 세펠레 교수팀은 22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2020~2022년 봄철 남극 상공에 크고 오래 지속되는 오존 구멍이 다시 나타났고 특히 중심부 오존량은 2004년보다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오존층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는 기존 보고들과 상반된 것이며 남극 대기층의 역학적 변화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며 기후의 역학적 상태를 고려해 오존층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오는 유해 방사선(UVB 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한다. 하지만 에어컨 냉매 등으로 사용되던 프레온가스 등에 의해 오존이 빠르게 파괴되면서 극지방 상공에 대형 오존 구멍이 생겨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세계 각국은 오존층 보호를 위해 1987년 프레온가스 같은 오존파괴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금지하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서명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이후 오존층 회복이 관측되면서 기후 문제에 대한 국제협력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남반구 봄철(9~11월)에 남극 상공에 크고 오래 지속되는 오존 구멍이 다시 나타나면서 프레온가스 외에도 오존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남극 오존 구멍의 최근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2001~2022년 남극 지역의 다양한 고도와 위도에서 월별 및 일별 오존 변화를 분석했다. 성층권 온난화로 오존 구멍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2002년과 2019년 데이터는 제외됐다.
그 결과 2022년 9월 위성 데이터 분석에서 2001년 이후 꾸준히 보고돼온 봄철의 고도별 오존 회복 추세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10월에는 성층권 중간의 오존 구멍 중심부에 있는 오존량이 2004년과 비교해 26%나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는 2004년 이후 오존 구멍 중심부의 오존량이 계속 감소해왔음을 시사한다며 이런 오존 감소에는 봄철 중반 중간권 대기층이 극소용돌이로 하강하는 현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극 성층권 오존은 남반구 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존 변동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봄철 남극 지역의 역동적 기후와 연결해 오존층 상태를 지속해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한나 케시니치 연구원(박사과정)은 “우리 분석은 2022년에 끝났지만, 올해 오존 구멍은 이미 3년 전 크기를 넘어섰다”며 “지난달 말에는 오존 구멍이 남극 면적의 거의 두배인 2천600만㎢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남극 오존 구멍이 면적도 넓고 깊이도 깊을 뿐 아니라 형성 과정에 남극의 역동적 기후가 관련돼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오존 구멍이 단순히 프레온가스 때문만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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