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의사 부족 문제 해결 및 서비스 질 개선 등이 목적
기존 보건 관련 11개 법률 폐지, 새롭게 보건법에 통합해 보건 옴니버스법 제정
배경
코로나19를 계기로 부족한 의사 수 및 보건 체계 등 인도네시아 의료 시스템은 한계를 드러냈고, 의료 부문 개혁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의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의사 부족이다.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수는 0.16명에 해당하는데, WHO의 권장 의사 수가 인구 1000명 당 0.28명인 것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수치이다. 또한, 일반의(General Practitioner) 역시 인구 1000명당 0.69명으로, WHO 권장 수치인 1000명당 1명보다 낮다.
<인도네시아 인구 대비 의사 비율> (단위: 명)
구분 | 인도네시아 | WHO 권장 |
인구 1,000명당 전문의 | 0.16 | 0.28 |
인구 1,000명당 일반의 | 0.69 | 1 |
[자료 : Indonesia’s Ministry of National Development Planning, WHO]
또한 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1인당 의료 지출비는 73.19달러로 동남아 인근국가에 비해서도 적다.
<2022년 동남아 1인당 의료지출 현황>
국가 | 1인당 의료 지출(US$) |
싱가포르 | 1,853.7 |
브루나이 | 611.7 |
말레이시아 | 220.9 |
태국 | 214.7 |
베트남 | 75.0 |
필리핀 | 73.5 |
인도네시아 | 73.2 |
[자료: WHO]
인도네시아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의 의료 시스템을 재건할 때”라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중산층 및 부유층 국민이 진료를 받기 위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유럽 등지로 출국해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정부가 외국인 전문의 인력을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보건법 제정을 통해 의료 면허 권한을 의사협회(IDI ; Indonesi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보건부로 이관해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의료진의 이료 과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 등 의료체계 혁신을 목표로 한다.
보건 옴니버스 법 제정
기존 보건 관련 11개 법률을 폐지하고, 새롭게 보건법에 모두 통합해 총 20장, 458조에 규정하는 옴니버스 보건법을 제정했다.
ㅇ 법률번호: 2023년 제17호 법률 (Undang-Undang Nomor 17 Tahun 2023)
ㅇ 제정방식: 옴니버스식 법률 – 기존 보건관련 11개 법률을 폐지하고, 새롭게 보건법에 모두 통합해 총 20장, 458조에 규정함 (1949년 전문의약품 관리에 관한 법률, 2004년 의료행위에 관한 법률, 2009년 병원에 관한 법률, 2014 의료인력에 관한 법률 등 11개)
ㅇ 시행일: 법률을 공포한 날(2023.8.8.)로부터 효력이 발생함(법 제458조)
ㅇ 하위규정 제정의무: 법률이 시행되는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관련 하위규정을 제정해야 함(법 제456조)
* 하위규정 경과조치: 이 법률에 반하지 않는 내용은 여전히 유효함.(법 제453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서명함으로써 법률로서 효력이 발생했으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고 작동하는 부분은 하위규정(정부령, 장관령)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이 바뀌었나?
1) 의사 면허취득 절차 간소화(의사협회(IDI) 권한 축소, 정부 권한 강화)
기존 2004년 의료행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의사들이 의사실무면허(SIP, doctor’s practice license)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의사협회(IDI)에서 추천을 받아야 한다는 요건이 폐지된다. 또한, 의사 면허(Surat Izin Praktik, SIP)는 지역정부에서 발급된다. 이 의사면허 발급에는 지역 할당제가 도입된다. 지역별 할당량을 초과해 발급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의 특정지역 과밀화 방지가 기대된다.
2) 외국의사 면허 발급 기준 완화(현지 다수 언론에서 “외국인 의사 개방”으로 표기)
현재 인도네시아의 외국인 의사에게 적용되는 전반적인 규제 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았으나, 여러 현지 의료면허 관련 권한이 보건부에 이관됐다. 이로써, 자국 의사 보호를 위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외국인 의사 면허를 허가해 온 의료협회의 기준이 완화될 예정이다.
신보건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면허를 획득한 인도네시아국적 의사 및 외국인 의사는 소정의 평가, 역량 평가, 소정의 의료기관에서 적응기간을 통과해야만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진료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국적 의사의 본국 진료 행위를 촉진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며, 인도네시아 국적자가 외국의 저명한 의료 교육기관에서 학위를 취득했거나, 외국 의료기관에서 2년간 일했거나, 의료 전문성에 대한 인증이 있는 경우 인도네시아 의료기관에서의 적응 과정이 면제된다. 또한, 외국인 의사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5년 이상 근무했거나 특정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아 전문가로 널리 인정받는 경우 적응 과정이 면제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현지 의료계는 외국의사에게 면허를 발급해주는 기준을 완화하는 것에 반발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외국인 의사 면허 취득에는 역량 평가 등 까다로운 절차가 있을 것이며 기술 이전 및 의료인 육성 등에 기여하게 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허가를 받은 외국인 의사는 최대 2년 동안만 진료할 수 있으며 최대 1회 연장할 수 있어 인도네시아에서 진료할 수 있는 최대 면허는 4년임을 언급했다.
3) 의료ꞏ관광 특별경제구역에 관한 사항
인도네시아에는 특정 경제적 기능과 혜택을 제공하는 경제특구(Special Economic Zones: SEZ)가 20여 군데 있다. 2022년 정부 규정 41호는 발리의 한 지역인 사누르에 의료 및 관광에 중점을 둔 새로운 SEZ에 대한 사항들을 규정한다. 사누르에는 현재 SEZ 개발이 진행 중이며 2025년부터 본격 운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특구 내 병원 사업 시행에 관한 2023년 보건부 규정 1호는 외국인 소유 병원이 외국 병원의 지점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유한책임회사가 되는 것 외에 다른 요구 사항에 대한 추가 규제 지침은 제공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이 경제 특구는 외국인 의사에 진료 면허에 대해 자체적인 시스템을 보유할 예정이다.
4) 기타
이 법안에는 재정 효율화를 위한 중앙정부가 지자체 보건 적자 보전을 위해 지출하던 의무 지출이 삭제됐다. 또한 의료 기록 및 건강 데이터 처리 지침, 의료진 과실 및 태만으로 인한 의료사고에 대한 지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야권과 의료인 단체는 새보건법안에 강력하게 반발, 시장은 환영
야권과 의료인 단체들은 새 보건법안에서 국가 예산의 5% 이상을 보건 사무에 의무적으로 지출하도록 한 조항이 삭제된 데 반발하고 나섰다. 야당에서는 코로나 등으로 인하여 인도네시아 의료계의 지지가 필요한데, 이러한 의무조항 삭제는 의료부문 개선을 저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의사협회, 치과협회, 약사협회, 간호사 협회 등은 외국인 의사의 시장 진입과 보건 의무 지출 철회를 위해 인도네시아 국회 앞에서 데모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7월 11일 인도네시아 국회의 신보건법 통과 이후 인도네시아 주식거래소(IDX)에서 하루만에 Siloam International Hospitals 주가가 10% 상승하는 등 보건 부문이 2.9%라는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Indonesia-Investments에 따르면, 주가가 오른 이유는 외국 의사들의 면허 획득 완화로 인한 관련 업계의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사점
위에 언급된 주요 변화 외에도 인도네시아 내국 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사항들도 포함돼 있어 이 법의 목적은 인도네시아 보건산업 체질 개선이라고 볼 수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만큼 단기간안에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수년에 걸친 이해 당사자들과의 진통 및 성장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제특구(SEZ)관련,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선행되고 있으며 이 신보건법 제정으로 그 추세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바이어 U사는 미용 및 성형 부문에서 한국인 의사가 진출하면 시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더불어, 인도네시아의 미용 제품은 대부분은 수입제품으로 한국 제품과 한국인 의사의 결합이 마케팅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현지에서 K-beauty의 위상이 높은 바, 한국인 의사가 현지에서 Key Opinion Leader로서 활동할 수 있다면 큰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처 : 자카르타경제신문, https://www.straitstimes.com/global, https://www.hbtlaw.com/ www.cnnindonesia.com, Kompas, Indonesia-Invest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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