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글로벌 생산기지는? 인도·동남아시아 시장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생산 기지로 중국 시장 대신 인도·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흥 시장에서의 철강 수요를 확보하고 생산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포스코, 동국제강 등이 중국에서 운영하던 법인 지분을 매각했다. 올해는 현대제철이 베이징법인에 이어 충칭법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중국 철강사들의 생산능력 확대로 공급이 과잉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현대·기아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현지 공장을 운영할수록 적자가 쌓이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제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와 현대스틸 충칭의 자산과 부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현대제철의 지난 5년간 중국 법인 누적 영업손실은 2200억원이다. 2003년 1월에 설립된 베이징법인은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100억~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갈등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실적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제철 중국 법인 사업 대부분은 해외 스틸 서비스센터(SSC)로 운영되는데 한때 10%에 달했던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같이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결국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베이징법인은 지난해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고 매각을 추진 중이다.

충칭법인은 설립 첫해인 2015년 21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7년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가장 큰 영업손실인 156억원을 기록하고 정리 절차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남은 톈진법인, 장수법인, 쑤저우법인 등도 지난해 모두 적자를 기록해 정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사업에서 적자가 쌓여 통폐합하는 것은 맞지만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이지 모든 사업을 철수하는 방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광둥성에 있는 차량용 강판 생산법인 광둥CGL의 지분 전량을 포스코와 중국 하북강철이 세운 합작법인 하강포항에 매각했다.

동국제강도 같은 해 중국 법인 DKSC 지분 90%를 중국 장쑤성 장인 지방정부에 팔았다. 현재 보유한 10% 수준은 사실상 시장 철수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철강업체들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보유한 포스코는 오는 2027년까지 35억달러를 투자해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에 제2고로와 냉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5200만톤 체제를 구축해 합산 매출액 100조원, 2022년 대비 합산 영업이익 3배, 합산 영업이익률 2배 수준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현대제철은 인도네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해양플랜트용 강재 수주에 나서고 있다. 인도에는 강판 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현대·기아차 현지 생산이 증가하면 회사의 생산능력도 같이 올라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은 현재 철강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중요한 곳”이라며 “철강업계들이 수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관세장벽 완화와 무역환경 개선을 위한 협상에 지속해서 힘써준다면 수출 생산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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