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방첩기관, 연일 ‘해외스파이 주의보’…진출기업 촉각

중국 국가안전부 휘장

中 “해외기관들, 연구·컨설팅 빙자 민감한 정보 훔쳐”
서방권도 中 스파이활동 강화 경계…양측 갈등, 첩보분야로도 확대

중국 방첩 기관이 연일 ‘해외 스파이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서방권의 중국 스파이 경계령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이는데, 중국과 서방 간 갈등이 첩보 분야로도 옮겨붙은 모습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 13일 해외 비정부기구(NGO)와 재단들이 연구를 가장해 중국의 환경정보를 훔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안전부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의 자연보호구역에서 지리적, 기상학적, 생물학적 등 민감한 데이터를 탈취당한,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두 건의 사례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첫 사례로는 모 국가의 교수가 중국 습지보호구역과 삼림지역에서 불법적으로 자료를 취했으며, 해당 교수도 이를 인정했다는 점을 꼽았다.

국가안전부는 해당 교수가 처벌받았다고 밝혔지만, 어떤 처벌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사례는 외국 NGO의 지원을 받아 중국 남서부 국가 자연보호구역의 과학 관리 부서와 협력한 외국 대학이 성관계 등 다양한 유인책을 동원해 현지 직원들에게 민감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훔치도록 했다는 것이다.

국가안전부는 그러면서 자국민에게 환경 스파이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의심 사례를 당국에 적극적으로 알려줄 것을 촉구했다.

국가안전부는 지난 10일에는 첨단 기술 탈취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자국 해외 주재원에게도 경고했다.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해외 기관의 기술 탈취 시도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목표 인물에게 친절하고 도움이 되는, 우연을 가장한 만남 기회를 만든 뒤 대상자와 자주 접촉하면서 저녁에 초대하거나 개인 생활 정보를 공개해 신뢰를 쌓는다.

대상자가 경계를 풀면 국가 기밀을 팔도록 속이거나 위협한다는 것이다.

국가안전부는 지난달 말에는 외국 기관들이 컨설팅을 빙자해 기업 또는 국가 기밀을 훔치고 있다고 사례들을 들어 강조했다.

해외 컨설팅 회사가 해외 상장 지원 목적으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종합적인 실사를 벌인다고 하면서 기업 핵심 자료와 국가 기밀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음지에 있어야 할 국가안전부가 최근 들어 부쩍 공개 게시물을 통해 해외 스파이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은 서방 국가들이 중국 첩보 활동에 대해 경계 신호 발신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29일 중국이 스파이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에 대한 유럽 안보당국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최근 영국과 독일이 발표한 중국 스파이 사건이 중국 첩보 활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영국 검찰은 지난달 22일 중국에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전직 의회 연구관 크리스토퍼 캐시(29)와 크리스토퍼 베리(32) 등 2명을 기소하기로 했다.

독일 검찰도 같은 날 방위산업 기술을 중국 정보기관에 빼돌린 혐의로 독일 국적자 3명을 체포됐다.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 내 중국의 첩보활동이 매우 방대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 외교당국은 2019년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러시아 첩보원보다 50여명 정도가 많은 250여명의 중국 스파이가 활동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방수사국(FBI) 등 미 정보 당국들은 중국이 해킹으로 미국 등지에서 빼돌린 막대한 개인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 미국인 등에 대한 사이버 사찰을 벌일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작년 말 경고했다. (세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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