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동 / JIKS 10학년
Whatsapp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이다. Dataindonesia.id에 따르면 그 이유는 We Are Social 보고서에 2023년 1월 기준 국내 인스턴트 채팅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비율이 92.1%에 달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은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의 86.5%가 널리 사용하기 때문에 2위를 차지했고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의 83.8%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사용자의 70.8%를 차지한 인스타그램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텔레그램과 트위터 사용자의 비율은 각각 64.3%와 60.2%이다. 또한 FB 메신저는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의 51.9%가 사용한다.
8위는 응답자의 37.8%가 사용하는 Snack Video(Kuaishou)가 차지했다. WhatsApp는 WhatsApp Inc. 에 의해 개발되고 관리되고 있다. 2009년도에 야후에서 근무했었던 브라이언 액턴(Brian Acton)과 얀 쿰(Jan Koum) 두 사람이 개발했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다.
WhatsApp는 휴대전화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간단하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 및 통화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WhatsApp 하나면 거의 통했지만 1년 사이 사람들이 쓰는 메신저가 여럿으로 갈렸다. 이 같은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시사인 온라인 뉴스에 따르면 ‘유럽의 카톡’이라고 할 수 있는 WhatsApp는 페이스북 자회사로 올해 초 약관을 개정했다. 모회사 페이스북과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공유 정보에는 사용자의 전화번호, 위치 정보, 모바일 기기 정보 등이 포함됐다.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않고 WhatsApp만 사용하더라도 이런 정보가 자동으로 페이스북에 전달된다는 뜻이다. 개인정보에 관해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인 페이스북과 민감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고 하니, 여기에 반발해 WhatsApp에서 탈퇴하는 이용자들이 급증했다.
그동안 WhatsApp를 사용하며 쌓인 대화 기록과 사진 등의 자료가 있는데 그것들을 포기하고 다른 메신저로 옮아가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엔 강력한 동인이 작용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처음엔 잘 만들어진 메신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그것이 공짜가 아님을, 자신의 데이터를 비용으로 치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데이터를 비용이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정보 기술 대기업 회사들에 주어지는 금전적 이익이 아니다. 미래 신산업의 자원으로 쓰인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메신저에서 친구들과 주고받는 사진 파일이나 유튜브 링크, 위치 정보 등은 고스란히 기계 학습의 자료로 축적된다. 이것은 더 나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로 이어진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Data is the new oil)’라고들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거에 석유 에너지가 산업혁명을 이끌었듯이, 지금은 데이터가 디지털 혁명을 이끈다.
데이터와 석유에는 차이점이 있다. 석유의 주인은 명확했고 산유국들은 석유를 팔아 부자가 됐다. 그러나 데이터의 소유권은 그것을 제공한 자가 아니라 수집한 자가 갖는다. 수집자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이른바 ‘정보 기술 대기업’ 기업이다.
이들은 사용자에게 무료로 G메일, WhatsApp 같은 플랫폼을 제공한다. 플랫폼은 합법적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현대의 인프라다. 고가의 원유 채굴 설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가상공간의 플랫폼일 뿐이지만,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이 공간에 모여들어 자신의 데이터를 내놓는다.
문제는 이들 정보 기술 대기업이 전부 미국 기업이라는 점이다. 하나의 특정 국가가 석유 채굴 인프라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용도 치르지 않고 전 세계 석유를 독점한다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스위스에서 WhatsApp의 대안으로 스리마가 떠오른 건 이 때문이다. 스리마는 스위스 회사가 만든 메신저 앱이다.
사용자 관련 데이터를 최소한으로 발생시켜 보안에 강점이 있음을 내세운다. 가입 과정에서 전화번호나 이메일을 포함한 어떤 개인 식별 정보도 요구하지 않는다. 유료(4스위스프랑, 약 5,000원) 앱인데도 201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1,000만 회 이상 내려받게 됐다.
이용자가 급증한 시기는 두 번인데, 첫 번째는 2014년 페이스북이 WhatsApp를 인수했을 때이고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2021년 WhatsApp 약관 개정 때다. 물론 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는 프라이버시를 포기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행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면 미국 회사가 아닌 자국(스위스) 기업이 낫지 않으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많은 스위스인이 스리마로 옮아갔다.
WhatsApp 탈퇴 사태는 현재의 미국 중심 정보 기술 대기업 구도에 어떠한 영향도 못 미친 일회성 이벤트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국경을 넘어 프라이버시를 침해받고 데이터를 빼앗기는 상황에 대한 유럽인들의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학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미디어 이론 중 하나가 ‘디지털 식민주의(Digital Colonialism)’다. 과거 유럽 제국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화하고 자원을 침탈했듯이, 현재 미국의 거대 정보통신 기업들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를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이용해 식민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으로도 스마트폰 시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메신저 앱은 어떻게 변할지, 나중에는 다양한 작업을 하나의 앱으로 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재 Whatsapp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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