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先 관세부과 後 협상’ 기조 속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세율 25% 韓, 후속협상서 불이익 최소화해야…한미FTA, 대체협정 체결?
美, 관세율 인하 여지 남겼지만 협상 ‘험난’ 전망…”새 체제 확립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새로운 관세폭탄을 떠안은 이들 국가들은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최악 국가’로 지정된 국가에는 추가로 개별관세를 부과했다며 상호관세율을 내놨지만 구체적인 근거까지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높은 상호관세율이 부과된 국가들은 미국 입장에서 대규모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무역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실제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등을 감안해 상호관세를 결정하겠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표 도중 들고 나온 국가별 상호관세 차트를 보면 환율 조작과 무역장벽 등을 고려해 각국이 그간 미국 제품에 부과해온 관세율이 명시돼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64%, 중국은 67%이고, 유럽연합(EU) 39%, 베트남 90%, 대만 64%, 일본 46%, 인도 52%, 한국 50% 등이었다.
이러한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계산식을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이 이날 부과한 각국별 상호관세율은 일률적으로 이보다 절반 정도 깎여 제시됐다.
인도네시아 32%, 중국 34%, 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한국 25% 등이다.
이제 관심을 끄는 건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을 얻어맞은 이들 국가들의 대응과 향후 예상되는 미국과의 협상이다.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직접적 관세 타깃이 돼 온 중국뿐 아니라 잇단 관세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이는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미국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동맹국까지 보복 조처를 시사하면서도 협상 여지를 열어둔 상태다.
멕시코 역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이날 미국의 관세에 대해 “곧바로 보복하지 않고, 3일 포괄적 계획을 발표하겠다”면서 당장 보복조치보다는 대미 협상에 주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미 ‘선(先) 관세 부과 후(後) 협상’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동맹과 적을 가리지 않고 통상에서 갈취당해온 결과 미국의 세계 최강대국 지위를 이끈 제조업이 쇠락하고,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인식 아래 다른 나라와 맺은 기존 무역협정을 모두 무효화하고 새로운 협정을 맺겠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준선(baseline)을 재설정하고 이후 국가들과 잠재적인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달 28일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기자들이 상호관세 발표 전 협상 가능 여부를 묻자 “아니다. 아마도 그 뒤에”라고 답해 관세 발표 후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미국과 개별적으로 새로운 통상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경우 이번 상호관세로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AFTA)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향후 협상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이 경우 기존 FTA를 일부 혹은 전면 개정하거나, 아예 FTA를 폐기하고 새로운 협정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는 그간 미국이 무역장벽으로 거론해온 각종 비관세 장벽을 폐지하라는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상쇄할 수 있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압력도 거셀 것이라고 얼마든지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상호관세 발표 이전 미국을 찾은 한국 고위급 관계자들은 통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통한 미국내 현지 생산 확대,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해왔다.

백악관이 이날 배포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오늘 발표된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와 근본적인 비상호적 대우로 인한 위협이 충족, 해결 또는 완화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밝혀 향후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오늘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명령에는 수정 권한도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를 인상하거나, 무역 상대국이 비상호적 무역 협정을 시정하고 경제·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하는 중요한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상호관세에 대해 “우리는 매우 관대하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이날도 국가별 상호관세를 절반이나 깎아주는 모양새를 취한 것을 협상에서 우위에 서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 뻔해 협상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고위 당국자도 상호관세 사전 설명에서 향후 협상과 관련, “다른 나라들은 상호주의적 무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하는데 매우 관심이 많다”면서도 “현재로서 우리는 이 새로운 관세체제를 확립하는 데 매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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