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등짝엔
따뜻한 친구가 필요했다
거울처럼 마주보며
끝없이 지어내는 설화說話
기적의 공산은 헛것인데
시간을 뭉개느라
녹아버린 삭신
이제 남겨진 시간은
누군가의 편안한 순간을 위해
아픈 다리를
지탱해야 한다
시작 노트:
20여 년 전, 필자에게도 운명처럼 시 구절 하나가 다가왔다. “부레옥잠 가시연꽃이 그러하거늘/ 바람에 조금씩 떠밀리며/ 어린 물고기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그리고 오늘, 마치 초심을 유지하라는 듯 기억을 되새김질 시켜주는 시 “의자의 독백”이 찾아왔다. 거울처럼 마주보며 끝없이 지어내는 설화에 우리의 진정이 담겨있으리라. 삶 또한 녹아 있으리라. 그래도 시인에게 남은 시간이 있다면 ‘누군가의 편안한 순간을 위해/ 아픈 다리를/ 지탱해야’하는 운명, 숙명과도 삶을 의자에 앉아, 의자처럼 마주한다. 김주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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