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월

글. 김준규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한 움큼 잔설이
청솔에 바람을 뿌린다
시냇가 갯버들은
대롱대롱 얼음을 매달고
삼월의 꽃바람은
새초롬한 처녀의
눈빛처럼 차갑다
창문에 귀를 대면
들려오는 봄볕의 향연
대지는 아직도
떨리는 삼월인데
남풍이 훔쳐간 꽃잎은
그대 입술처럼 붉다

시작 노트:
삼월 꽃샘바람은 겨울보다 매섭다고 했던가? 시인의 봄 풍광을 잠시 엿보자. ‘시냇가 갯버들은 대롱대롱 얼음을 매달고’ 있을지언정, ‘창문에 귀를 대면 들려오는 봄볕의 향연’을 우리는먼저 느낀다. 순환의 계절, 매번 찾아오는 계절이겠지만 아직도 봄은 새초롬한 처녀의 눈빛처럼 차갑기만 하다. 왜 그럴까? 잔설이 남은 대지처럼 떨리는 마음을 새봄을 맞이하는 설레는 마음이라 읽는다. 세상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봄처럼 솟아오르고 있음을, 그래서 봄은 그대 입술처럼 붉다고…….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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